'인구 1천만명 제한' 국민투표 앞두고 주택난 대책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전세계 부자들이 안전한 투자처로 여기는 스위스에서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을 더 엄격히 제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유럽연합(EU)과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회원국 국적자를 제외한 외국인의 주택 매입을 허가제로 바꾸고 스위스에서 외국으로 이주하는 경우 2년 안에 주택을 매각하도록 하는 '해외 거주자의 부동산 취득에 관한 연방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은 외국인의 휴가용 별장 매입은 주별 할당량을 축소하고 투자 목적의 상업용 부동산 거래는 차단한다. 외국인은 주거용 부동산업체 주식·펀드도 못 사게 된다.
중립국 스위스는 지정학 리스크에서 자유롭고 금융 안정성도 높아 외국 부유층 투자금이 몰린다. 최근에는 중동전쟁을 피해 아예 스위스로 이주하려는 걸프 지역 부자들이 줄을 서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 때문에 집값과 임대료가 뛰면서 정작 스위스 국민은 주택난에 시달리고 있다. 스위스 국민의 자가 보유 비율은 2024년 기준 42%로 유럽 최저 수준이다.
이번 법 개정안은 오는 6월 인구 상한을 1천만명으로 제한할지를 두고 국민투표가 예정된 가운데 나왔다. 우파 포퓰리즘 정당 스위스국민당(SVP)은 이민자 유입을 막겠다며 국민투표를 주도했다. 현지 매체들은 노동력 부족을 우려하는 스위스 정부가 인구 제한 주장에 대한 맞대응으로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주택난 해소에 별다른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라이파이젠은행의 프레디 하젠마일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강화된 법이 적용되는 주택 거래는 전체의 2.5%다. 효과가 거의 없다"며 "부엌에 불났는데 욕실에 물 트는 격"이라고 혹평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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