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주주들의 거센 반발 여론을 수용해 자본 확충 규모를 대폭 낮추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17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당초 2조3천976억원으로 책정했던 유상증자 총액을 1조8천144억원으로 5천800억원 이상 줄이는 방안을 의결했다.
특히 부채 상환에 투입될 자금은 1조4천899억원에서 9천67억원으로 40% 가까이 축소됐다. 반면 시설 투자용 자금 9천77억원은 기존 계획을 그대로 유지한다. 새로 발행할 주식 수량도 7천200만주에서 5천600만주로 감소했으며, 주당 발행 가격은 3만3천300원에서 3만2천400원으로 900원 내려갔다. 기존 주주 1주당 배정받는 신주 비율 역시 0.3348주에서 0.2604주로 하향 조정됐다.
이번 증자는 기존 주주 우선 배정 후 남은 물량을 일반에 공모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며, 5월 14일이 신주 배정 기준일이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주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 결과로, 주주가치 훼손을 최소화하면서 자금 조달 부담도 함께 낮추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분 희석에 대한 기존 주주들의 불안감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줄어든 6천억원 상당의 자금은 보유 자산 매각과 자본성 증권 발행 등 대안적 방법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기존에 발표한 미래 투자 확대와 재무 건전성 제고, 주주환원 확대 기조를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연결 기준 매출 33조원, 영업이익 2조9천억원 달성을 목표로 신재생에너지 및 고부가 소재 분야 투자를 지속한다. 아울러 2026년부터 5년간 연결 당기순이익의 10%를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형태로 주주에게 돌려주고, 2030년까지 추가적인 유상증자는 실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21일에는 국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증자 효과와 자구책, 성장 전략을 상세히 공유할 예정이다. 1분기 실적 공개 직후에도 별도 설명회를 통해 시장과의 소통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남정운 케미칼 부문 대표와 박승덕 큐셀 부문 대표는 "증자 발표 초기에 주주 및 시장과 충분한 소통을 하지 못해 깊은 우려를 안겨드린 점을 진심으로 반성하며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적극적인 소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5월부터 한화솔루션에서 급여를 받지 않고 경영에 참여하기로 했다. 회사는 이 결정이 미래 성장과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총수의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6일 대규모 증자 계획을 갑작스럽게 발표해 시장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회사는 태양광·화학 업황 부진으로 신용등급 하락을 막기 위한 재무 개선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으나, 의결 과정의 투명성과 증자 목적의 적정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9일 증권신고서 심사에서 형식 요건 미비와 중요 사항 기재 누락을 지적하며 증자 절차에 제동을 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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