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공원 내 편의점의 가격과 서비스 수준을 둘러싼 소비자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일반 편의점보다 높은 가격은 물론 할인 혜택 부재와 기본 서비스 부족까지 겹치면서 '공공 공간 내 점포'로서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공 점포인 만큼 가격 관리 기준을 보다 엄격히 적용하고, 운영 갱신 시 패널티를 부여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뚝섬, 여의도, 반포 등 한강공원 일대에 있는 편의점들은 일반 편의점과는 달리 통신사 할인, 카드 할인, 적립 프로모션, 1+1, 2+1 행사 등을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취급 품목도 라면, 과자, 음료, 돗자리, 주류 등 한강 공원에 나들이객들의 수요가 높은 상품들 위주로 판매된다.
일반 편의점과 달리 한강공원 편의점이 운영 방식을 달리할 수 있는 배경에는 서울시 산하 미래한강본부가 실시하는 입찰을 통해 주인이 결정되는 방식인 특수 점포다. 이는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낸 법인이나 개인이 운영권을 따내는 '최고가 낙찰 방식'이다. 세븐일레븐, CU, GS25와 같은 편의점 본사가 직접 입찰에 뛰어들기도 하지만 대개 개인이 운영권을 낙찰 받은 이후 편의점 브랜드와 가맹 계약을 맺는 형태로 운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강과 같은 특수 점포는 운영 효율을 위해 상품을 집약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고 라면이나 물, 맥주처럼 한강에서 잘 팔리는 상품들은 할인이 없어도 잘 판매된다"며 "한강공원 편의점에서는 일반 편의점에서 인기 있는 제품들 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굳이 할인 행사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점주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강공원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격을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서울시 미래한강본부는 지난 2024년부터 일반 편의점과 한강공원 편의점 간 가격 격차가 과도하게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점포 운영 허가 시 시중 편의점 대비 10% 이내로 가격을 책정하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다만 편의점 업주들은 한강라면 등 별도의 가격 기준이 없는 제품에 대해서는 자율적으로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르데스크 취재 결과, 이날 방문한 한강공원 내 CU 편의점에서는 포카리스웨트 620ml가 3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동일 제품이 일반 편의점에서 약 2600원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수준이다. 인근 세븐일레븐 역시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구성품 제공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봉지 라면을 구매할 경우 용기와 젓가락이 각각 1개씩 제공됐으며, 컵라면은 젓가락만 제공됐다. 또 일반 편의점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냅킨은 비치돼 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별도로 비용을 지불하고 휴지를 구매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었다.
한강공원을 떠올리게 하는 라면과 맥주 가격 차이도 눈에 띄었다. 봉지라면은 용기 포함 4000원에서 4800원 사이에 판매되고 있었으며, 참깨라면 대형 컵 제품은 2500원으로 일반 편의점 판매가인 1800원보다 크게 비쌌다. 한강공원 내 세븐일레븐에서는 테라와 카스 500ml 캔을 3000원에 판매하고 있었으나, 일반 편의점에서는 동일 제품이 28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실제로 지난 주말 르데스크가 포카리스웨트 620ml 1병과 피마원 데이지 하이볼 1캔, 기네스 흑맥주 1캔, 종이컵, 과자 1봉지를 구매한 결과 총 2만100원이 나왔다. 동일 품목을 일반 편의점에서 구매할 경우 약 1만8700원 수준으로 한강공원 내 편의점 가격이 약 1.1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자의 경우 일반 편의점에서는 1+1 행사가 진행되고 있던 제품이었다.
소비자들 역시 일반 편의점 대비 한강공원 편의점의 높은 가격 책정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1년 365일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일정 수준의 수익이 보장되는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업주들이 과도하게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생 황재희 씨(23·여)는 "한강공원이라 가격이 다소 비싼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일반 편의점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너무 크다"며 "간단히 먹으려고 들렀다가도 가격을 보고 다시 나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많이 찾는 장소인 만큼 기본적인 가격 기준은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며 "2명이서 라면 1개와 다른 음식들을 사서 나눠 먹을 수 있음에도 구성품을 1개씩만 제공하고 냅킨도 따로 제공하지 않는 모습은 좋게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강공원이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 K콘텐츠에 등장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국을 방문하면 꼭 들러야 할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강공원 내 편의점 곳곳에서도 외국인 방문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멕시코에서 온 안젤라(Angela·26·여)는 "월요일부터 한국 여행을 즐기고 있는데 다른 편의점과 달리 이곳에서는 1+1 행사 제품을 찾기 어려웠다"며 "여기서 구매 전에 다른 편의점도 둘러봤지만 같은 제품을 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현재 한강공원 편의점은 기본 3년에 1회 갱신 2년을 포함해 최장 5년 동안 운영할 수 있다. 유동인구가 보장되는 상권인 만큼 업주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를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소비자 가격에 그 부담이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공 분야에 입점한 만큼 적정한 판매 가격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비자 불만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갱신 과정에서 패널티를 부여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한강공원과 같은 공공 공간에 입점한 편의점은 일반 상권과 달리 공공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 인상은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적인 수익을 위해 가격을 높이거나 서비스 제공을 줄일 경우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적정 가격과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소비자 불만이 반복적으로 제기될 경우 갱신 과정에서 패널티를 부여하는 등 관리·감독 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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