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영화 '짱구' 리뷰: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부산의 상업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찰진 사투리와 날 것 그대로의 10대 고교생 모습을 담은 영화 '바람'(2009). 배우 정우의 첫 주연 작으로, 실제 부산에서의 학창 시절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더욱 유명해 졌다.
2009년 개봉 당시 저예산 독립영화임에도 1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 비교적 높은 관심을 받았다. 오히려 개봉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17년이 지난 지금 '비공식 1000만 영화'로 불리고 있다.
그런 '바람'의 후속작이 무려 17년 만에 극장에서 개봉한다. '배우'의 꿈을 안고 서울로 상경한 주인공 짱구(정우)의 20대 끝자락 이야기를 그린다. 후속작 역시 정우의 경험담을 토대로, 그가 직접 시나리오 쓰고 연출과 연기까지 도맡았다. 또한 아내이자 배우 김유미가 기획 했다.
서울 자취러가 된 부산 사나이 짱구. 팍팍한 서울살이 속, 대사는 꼬이고, 서울말은 더 꼬이고, 연애는 제대로 꼬인다. '영혼' 없는 연기로 수차례 오디션에서 낙방하지만 '배우'가 아니면 죽겠다는 각오로 끝까지 매달린다.
그러다 마음의 안식처 부산에서 만난 '민희'(정수정)에게 첫 눈에 반한다. 높은 벽처럼만 느껴졌던 그녀를 만나는 데 성공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예상치 못한 관계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영화 '짱구'는 2000대를 배경으로,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세상 한복판으로 나온 20대 청춘의 생존기를 그린 작품이다. 짱구는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 팍팍한 삶을 살면서도 친구 앞에선 과거의 그 때처럼 '허세'로 가득하다. 그러면서 20대 청춘답게 열정 하나로 꿈을 향해 나아간다. 미래를 알 수 없어 막막한데도 꿈을 내려놓지 못하는 절박함은 어쩔 수 없다. 모두가 그 절박함을 갖고 살았다.
정우의 독보적인 생활연기는 '현실감'을 극대화 시킨다. 의리파 절친 '장재' 역을 맡은 신승호, 고향 동생 '깡냉이'로 분한 신예 조범규와의 티키타카가 좋다. 특히 초반 나이트클럽 부킹 장면이 인상적이다. 실제인지 연기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리얼한 연출이 재미를 안긴다.
정수정의 연기는 극의 몰입도를 더욱 끌어 올린다. 보통의 남자들이 접근하기 힘들만큼 남다른 아우라를 가진 여성의 모습을 제 옷을 입은 듯 표현했다. 관객에게도 끝까지 '진심'을 들키지 않는다. 어딘가에 존재할법한 '민희' 캐릭터에 제대로 숨을 불어 넣었다.
'짱구'는 '바람'과는 다른 결의 작품이다. 20대 청춘들과 그 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공감을 주기 위해 인물의 감정선에 힘을 실었다. 마냥 철없고 불량스러운 10대의 모습이 아니라, 철이 덜 들고 겁 없는 20대의 모습이 담기면서 '바람이 줬던 날 것의 재미는 떨어졌다.
'배우'를 꿈꾸는 많은 이들에겐 깊은 공감을 안길 것이다. 나아가 '꿈'이라는 것을 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겁 없이 도전하는 20대 모든 청춘들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메시지는 알겠다. 그러나 관객은 '바람'을 추억한다. 그 날 것의 재미와 찰진 사투리를 다시 만나고 싶어 한다. '배우' 꿈을 좇고, 여자 친구를 만나 사랑하고 아파하는 정우의 20대 시절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얼마나 흥미로울 수 있을까 싶다. 영화적 재미만 따지자면 글쎄다. 단순하게 재미있다 없다를 논한다면 '바람'과는 비교해선 안 된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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