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결국 ‘하지 않아도 될 선택’이 아닌, ‘반드시 해야 할 선택’을 외면하며 팬들의 분노를 자초했다. 단순한 1패가 아니라, 팀 방향성과 경기 운영 능력에 대한 의문이 동시에 터져 나온 경기였다.
한화는 16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1-6으로 패했다. 이로써 6연패에 빠졌고, 홈에서는 9연패라는 충격적인 흐름이 이어졌다. 순위 역시 공동 7위까지 밀리며 시즌 초반 기대감은 완전히 사라진 분위기다.
논란의 중심은 9회말 마지막 공격이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채은성이 받아친 타구는 중견수 쪽으로 향했고, 김지찬이 잡아내며 아웃 판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중계 화면에서는 공이 먼저 그라운드에 닿은 뒤 글러브로 들어간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충분히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채은성 역시 더그아웃을 향해 판독을 요구하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김경문 감독은 끝내 움직이지 않았다. 중계진조차 의외라는 반응을 보일 만큼 납득하기 어려운 선택이었다.
결과는 그대로 경기 종료. 한화는 단 한 번의 확인 기회조차 쓰지 않은 채 경기를 내줬다.
점수 차를 감안하면 결과가 바뀌지 않았을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문제는 ‘가능성’이 아니라 ‘태도’다. 불과 이틀 전 역전패를 경험한 팀이 마지막까지 변수를 만들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이 장면은 현재 한화의 문제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수비다. 이날 한화는 실책 3개로 무너졌고, 6실점 중 자책점은 단 1점에 불과했다. 기본적인 플레이에서 흔들리며 스스로 경기를 어렵게 만드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투수진 역시 불안정하다. 제구 난조로 불필요한 사사구를 남발하고, 선발은 긴 이닝을 버티지 못한다. 결국 불펜 소모가 커지고, 이는 다시 경기 후반 붕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타선은 결정력 부족이 뚜렷하다.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공격이 이어지며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한다. 점수 차와 상관없이 끈질기게 따라붙는 힘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벤치 운영이다. 경기 흐름을 바꾸기 위한 과감한 선택보다 소극적인 대응이 반복되고 있다. 이날 비디오 판독 포기는 단순한 ‘한 장면’이 아니라, 현재 팀 운영 기조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반등을 위해선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수비에서는 실책 최소화를 위한 집중력 회복이 최우선 과제다. 투수진은 스트라이크 중심의 공격적인 투구로 불필요한 주자를 줄여야 한다. 타선은 상황에 맞는 역할 수행과 집요함을 되찾아야 한다.
동시에 벤치는 보다 적극적으로 경기에 개입해야 한다. 작은 가능성이라도 끝까지 잡으려는 운영이 필요하다. 비디오 판독, 작전, 투수 교체 등 모든 선택에서 ‘경기를 살리려는 의지’가 드러나야 한다.
한화는 17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을 치른다. 흐름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연패는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한화에 필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태도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그 말을 믿고 행동하는 팀에게만 의미가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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