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특구, 또 균형발전…5극3특 이번엔 다를까, 성패는 결국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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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특구, 또 균형발전…5극3특 이번엔 다를까, 성패는 결국 '일자리'

르데스크 2026-04-17 12:26:37 신고

3줄요약

정부가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할 국가 균형발전 정책으로 '5극3특 전략'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특구 제도 재편과 초광역 권역 중심 산업 육성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기존 특구 정책이 이미 수차례 유사한 방식으로 추진됐음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책의 성패가 지역을 나누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구만 늘었다"…산업단지·규제자유특구·경제자유구역 등 수도권 쏠림 여전

 

17일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산업 구조는 여전히 수도권 중심으로 고착화돼 있다. 첨단제조업 종사자의 43.2%, 첨단지식서비스업 종사자의 85.6%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보통신 등 첨단지식서비스업의 수도권 집중은 지역 간 혁신 격차를 더욱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이러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특구 제도 재편과 초광역 권역 중심 산업 육성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존 특구 정책이 이미 수차례 유사한 방식으로 추진됐음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5극3특 전략 역시 구조적 한계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87개 유형, 총 2462곳에 달하는 특구가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산업단지, 규제자유특구, 경제자유구역 등 다양한 형태의 정책 수단이 전국 곳곳에 자리잡고 있지만 수도권 집중 현상은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강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현재 특구 구조는 부처별로 개별 운영되는 방식이다보니 정책 간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사진=국무조정실]

 

특히 특구 정책은 지난 20여 년간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활용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산업과 인재의 수도권 쏠림을 막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첨단산업 종사자 증가분의 약 87%가 수도권과 중부권에 집중된 반면 동남권·호남권 등 비수도권은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에 머물렀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그간 추진됐던 특구 정책이 성과를 내지 못한 배경에는 '양적 확대'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는 점을 지목하고 있다. 상위 10개 특구 유형이 전체의 75%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특정 유형에 편중돼 있고 이들 대부분이 생산 중심 산업단지 형태에 집중됐다. 연구개발, 실증, 사업화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가 사실상 분리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현재 특구 구조는 부처별로 개별 운영되는 방식이다보니 정책 간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각 부처가 서로 다른 기준과 목적에 따라 특구를 지정하면서 기능 중복과 지원 분산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유사한 기능의 특구가 중첩되거나 반대로 핵심 기능이 빠져 있는 '불완전한 산업 구조'가 형성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기업 입장에서는 특정 지역에 입주하더라도 연구개발부터 생산까지 이어지는 연속적인 산업 활동이 어렵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예컨대 연구개발은 수도권에서, 실증은 다른 지역에서 생산은 또 다른 지역에서 이뤄지는 식으로 산업이 분산되면서 기업의 비용과 리스크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구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성과 중심 평가가 부족하다는 점도 숙제로 지목된다. 지금까지 특구 지정은 지역 안배나 정치적 고려가 일정 부분 반영되면서 실제 산업 경쟁력이나 고용창출 효과보다는 지정 자체에 의미가 부여됐다. 그 결과 기업 유치,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등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채 '간판만 남은 특구'가 적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핵심은 산업 가치사슬"…기업·일자리 중심 재설계 필요

 

▲ 균형발전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산업 가치사슬을 기반으로 기업과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재설계가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산업통상부]

 

전문가들은 균형발전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산업 가치사슬을 기반으로 기업과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재설계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와 연구기관은 기존처럼 특정 지역에 규제·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산업의 전 과정을 연결하는 구조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특구는 혁신·인재형, 실증·규제형, 생산·사업화형 등으로 나뉘지만 이들 간 연결이 부족해 정책 효과가 분산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를 기능별로 재조합해 하나의 산업 흐름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대학과 연구소가 밀집한 지역은 기술개발과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규제특례가 적용되는 지역은 실증 테스트를 담당하며 산업단지는 대규모 생산과 수출을 담당하는 식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기업이 한 권역 내에서 연구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산업 생태계를 이끌 '앵커기업' 확보가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현재 특구 지원 제도는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지원 비율이 제한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대규모 투자 유치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세제 혜택, 보조금, 인력 양성, 기술 지원 등을 통합한 '패키지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단순한 부지 제공이 아니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종합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력 문제 역시 중요한 변수로 거론된다. 지역에 기업이 들어서더라도 숙련 인력이 부족할 경우 산업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이에 따라 지역 대학과 산업을 연계한 맞춤형 인력 양성, 정주 여건 개선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초광역 단위의 교통·인프라 구축도 필수 요소로 꼽힌다. 특구와 거점 도시, 배후 지역을 연결하는 '60분 생활권' 구축과 광역 교통망 확충이 산업 생태계 형성의 기반이 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은 '일자리'라고 입을 모은다. 유이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지역 정책은 공간과 인프라 공급에 집중돼 있었지만 기업이 실제로 투자하고 인력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는 부족했다"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어떤 지역균형 정책도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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