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디지털성범죄 피해자 10명 가운데 7명가량이 10~2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얼굴이나 음성을 조작하는 딥페이크 등 ‘합성·편집’ 유형의 피해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17일 성평등가족부와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하 중앙 디성센터)가 전날 발간한 ‘2025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피해자 1만673명에게 상담, 삭제지원, 수사·법률·의료지원 연계 등 35만2000여건의 서비스를 지원했다.
제공한 서비스 중 피해영상물 삭제지원이 90.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5.9% 늘어난 수치다.
1만637명의 피해자 중 신규 피해자는 전년과 비교해 10.3% 줄고 지속 지원 피해자는 26.3% 증가했다. 이는 추가 유포가 반복되는 디지털성범죄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장기간의 지속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피해자 성별로 살펴보면 총 1만637명 중 여성은 8019명(75.4%), 남성은 2618명(24.6%)이었다. 연령대별로는 10대와 20대가 전체의 77.6%(8258명)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보고서는 “디지털 플랫폼 이용 빈도가 높은 연령대에서 피해가 집중된다”며 “온라인상의 상호작용이 활발할수록 디지털성범죄에 노출될 가능성도 함께 증가함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가해자와의 관계별로는 가해자 특정 불가가 29.0%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일시적 관계(28.4%), 모르는 사람(19.8%), 친밀한 관계(12.3%), 사회적 관계(10.3%), 가족관계(0.2%) 순이었다. 특히 가해자 특정 불가는 전년과 비교해 21.1% 늘었는데, 이는 불특정 다수에 의해 재가공·재유포가 용이한 디지털성범죄의 구조적 특성과 AI 기반 합성·편집 기술의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처럼 디지털 성범죄 양상 역시 AI 기술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불법촬영 피해는 전년에 비해 7.8% 감소한 반면, 딥페이크 등을 활용한 합성·편집 피해는 16.8% 증가했다. 사이버 괴롭힘도 26.6%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디지털성범죄가 기존의 촬영 중심에서 벗어나 기술 기반 범죄로 다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합성·편집 피해는 여성(1581건)이 남성(35건)보다 약 45배 많았고 유포 피해 역시 여성(2590건)이 남성(523건)보다 약 5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10대와 20대가 전체의 91.2%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딥페이크 등 불법 합성·편집물이 여성의 얼굴과 신체를 주요 대상으로 제작돼 소비·유통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삭제지원이 진행된 플랫폼별로 현황을 보면 불법 유해 사이트가 51.6%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검색엔진(25.3%), 소셜미디어(13.5%), 클라우드(4.0%), 커뮤니티(3.6%), 스트리밍(1.0%) 등이었다.
앞서 성평등가족부는 개정된 ‘성폭력방지법’이 시행된 이후 지난 1년 동안 중앙 및 지역 디성센터를 중심으로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보호·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전국 단위 대응 기반을 마련해 왔다. 특히 중앙 디성센터 시스템을 고도화해 삭제요청을 자동화하고 아동·청소년 온라인 성착취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AI 시스템을 운영했다.
향후에는 삭제 불응 및 반복 게재 웹사이트에 대한 제재 강화, 신속한 유통 차단 등 강력한 대응을 위해 오는 5월 관계기관 합동 ‘디지털성범죄 피해통합 지원단’을 출범할 방침이다.
성평등가족부 원민경 장관은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앞당길 수 있도록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삭제 불응 및 반복 게재 행위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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