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의 주요 개최국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찾는 관광객이 예상보다 훨씬 적을 거라며 미국 호텔업계가 기대치를 낮추기 시작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벤치마킹 기업 ‘코스타’의 분석을 인용해 미국 호텔업계가 기대해 온 월드컵 특수가 미비할 거라고 전망했다. 월드컵 기간 호텔 실적에 대한 낙관론이 한동안 퍼져 있었으나 미국 내 숙박 수요 증가로 인한 객실당 매출 증가는 고작 6월 1.2%, 7월 1.5%에 불과할 거라는 전망이다. 기존 전망인 1.7%도 상당히 실망스런 증가폭이었으며, 1994 미국 월드컵 당시의 증가폭에 비하면 4분의 1에 불과했다. 그마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피벗 호텔 앤드 리조트사는 FIFA가 확보해 뒀던 월드컵 기간 객실이 단 한 건의 예약도 없이 전부 반환됐다는 실제 사례를 밝혔다. 다른 업체는 FIFA가 선점한 객실 중 단 15%만 찼다고 이야기했다.
전망이 비관적인 이유는 여러가지다. 먼저 대회 규모가 32팀에서 48팀으로 늘어나고 조별리그를 수월하게 통과한 뒤 32강 토너먼트가 시작되는 방식 때문에, 많은 축구팬들이 조별리그를 사실상 예선처럼 생각하고 32강부터 흥분하며 현장을 찾을 거라는 예상이 나온다. 12개 조로 나뉘어 벌어지는 조별리그에서 단 16팀만 탈락하기 때문에 긴장감이 적다. 이 때문에 대회 초반인 6월 예약은 부진한 대신 7월 예약은 한결 나아질 거라는 전망이 그나마 위안이지만 대회 전체로 보면 분위기가 살지 않는다.
FIFA와 후원사들이 월드컵의 축제 분위기를 공식화하기 위해 도입해 온 팬 페스티벌이 이번에는 대폭 축소되거나 아예 취소되는 지역이 많다는 것도 관광객을 쫓아내는 요인이다. 많은 사람이 모이고, 외지인이 드나드는 걸 꺼리는 분위기에서 관광이 살아나긴 힘들다.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장기적으로 예상됐던 미국 여행객 감소 추이가 월드컵 특수를 갉아먹는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초 미국여행협회는 “전세계 주요 국가 중 유일하게 여행객 방문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가 미국”이라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대통령의 보수적인 정책으로 비자를 받기 힘들고, 미국에 가려면 소셜미디어(SNS) 내역까지 제출해야 하는 등 안심하고 여행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입국 심사부터 걱정해야 하는 나라는 월드컵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관광객이 찾기 쉬운 대도시는 사정이 낫다. 댈러스,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뉴욕 등 국제적인 도시들은 모두 객실이 많이 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캔자스시티의 경우 73,000명이나 수용할 수 있는 구장에 대회 6경기를 유치했고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스타들이 머무는 베이스 캠프가 차려지는데도 6월 객실당 수익은 오히려 전년대비 감소할 거라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해외 축구팬들이 캔자스시티까지 오려면 여러 번 환승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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