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의 올림픽 은퇴 선언 소식이 전해진 후, 누구보다 많은 눈물을 흘린 이는 '차세대 에이스' 김길리(22·성남시청)였다. 어렸을 때부터 우상이었던 든든한 선배의 퇴장 예고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 것. 이를 두고 최민정은 "나를 위해 그렇게 울어줄 수 있는 후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선배로서 정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구나 싶었다"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제 쇼트트랙 국가대표팀의 중심이자 에이스의 무게는 김길리가 짊어진다. 먼저 그 왕관의 무게를 견뎠던 선배로서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을까. 최민정은 "나만의 스타일이 있고, 길리만의 확고한 스타일이 있다. 함께 올림픽을 준비하며 서로 보고 배울 수 있었고, 그런 점들이 긍정적인 시너지를 냈다"며 "워낙 스스로 잘하는 선수라 내가 따로 조언할 건 없지만, 언제든 조언을 구한다면 기꺼이 도움이 되고 싶다"고 든든한 조력자를 자처했다.
최민정의 애정 어린 시선은 또 다른 '무서운 신예' 김민지(19·한국체대)를 향해서도 빛났다. 김민지는 이번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1500m 2위(최민정 3위)를 차지하며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김민지는 국가대표 선발전 3위를 기록, 다음 시즌 태극마크를 달았다.
최민정은 김민지의 활약에 대해 "마치 어렸을 때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다. 곧 선수촌에 같이 들어가서 훈련하게 될 텐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최민정이 꼽은 김민지의 가장 큰 강점은 '성실함'이다. 그는 "(김)민지가 훈련을 정말 성실하게 소화하더라. 1500m 종목을 잘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체력이 좋다는 뜻이고, 그 체력은 곧 엄청난 훈련량에서 나오는 노력과 성실함의 결과물"이라며 "그 선수가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많이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선배로서 후배들을 바라보는 최민정의 기대감은 대표팀 전체를 향한 굳건한 믿음과 맞닿아 있다. 최민정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캐나다나 네덜란드 선수들에게 추월당할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을 꽤 받았다. 하지만 임종언 등 어린 선수들의 패기가 넘쳤고, 나와 황대헌처럼 경험 있는 선수들이 적절히 어우러지다 보니 팀이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오히려 위기 속에서 선수들끼리 더 똘똘 뭉칠 수 있었다"며 "우리 쇼트트랙 대표팀이 앞으로도 그런 끈끈한 모습을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고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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