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임나래 기자] 서울 전셋값이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주거 수요가 북상하고 있다. 이미 가격이 급등한 ‘반도체 벨트’ 경기 남부에 부담을 느낀 3040 직장인들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GTX-C 노선 등 교통 호재가 대기 중인 경기 북부 비규제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외곽의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 전세가 ‘매매 트리거’…외곽으로 번지는 매수세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8000만원으로 59주 연속 상승했다. 이는 경기 일부 지역에서는 매매가 가능한 수준이다. 전세 자금이 더 이상 ‘거주 비용’이 아니라 ‘매수 종잣돈’으로 인식되는 이유다.
실제 자금 흐름도 뒷받침한다. 직방분석 결과, 올해 3월 경기도 집합건물 매수자 중 서울 거주자 비중은 15.69%로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거주 수요가 관망에서 벗어나 외곽 매수로 방향을 틀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벨트’로 불리는 경기 남부는 이미 한 차례 급등을 거치며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 용인 수지구 ‘한빛마을래미안이스트팰리스3단지’(전용 149㎡)는 지난 3월 12억7400만원에 매매됐지만, 전세가는 10억원이다. 이에 전세 수요가 매수로 전환되며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규제 비켜간 경기 북부…“전세로 살 바엔 산다”
결국 시선은 가격 부담이 덜하고 상승 여력이 있는 ‘경기 북부’로 향한다. 한국부동산원 4월 첫째 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남양주시(0.14%), 구리시(0.26%)는 상승세고, 그동안 잠잠했던 의정부 역시 반등세로 돌아섰다.
경기 북부는 비규제지역으로, 대출·세금·청약 등 각종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 서울이나 경기 남부 규제지역 대비 진입 장벽이 낮아 실수요자의 ‘들어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택지’인 셈이다. KB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구리 7억2600만원, 남양주 4억9500만원으로, 서울 평균 전세가와 맞먹는다.
강남으로 출퇴근 중인 직장인 김모씨(35)는 부부 합산 월 소득 약 700만원, 보유 자금 2억원을 바탕으로 생애 첫 주택 매수를 준비 중이다. 김씨는 “서울 전세는 부담이 크고, 경기 남부는 가격이 이미 올라 접근이 어렵다”며 “대출 여건을 고려하면북부 지역이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라고 말했다.
◇GTX-C 재개 신호까지…북부 시장 본격 진입 ‘시간 문제’
최근 장기간 표류하던 GTX-C 노선도 공사비 갈등을 넘겼다. 경기 북부와 서울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교통 수단이다. 이에 따라 서울로 출퇴근을 원하는 3040 실수요자 중심으로 북부 지역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결국 시간의 문제일 뿐, 경기 북부도 상승 흐름에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강남과 한강변, 이어 노도강 등 서울 주요 지역이 먼저 오른 뒤 경부축까지 확산되는 ‘키 맞추기식 상승’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이미 크게 오른 지역은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에게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며 “외곽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며 순차적으로 가격이 따라 오르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서울에서 시작된 상승 흐름은 규제와 가격 부담을 피해 외곽으로 확산되고, 그 종착지 중 하나로 경기 북부가 지목되고 있다. 교통망 개선 기대와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장벽이 맞물리면서, ‘시간 문제’였던 북부 시장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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