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기 작가미상 ‘야연(野宴)’(사진=국립중앙박물관) |
조선시대에도 소고기는 일상의 음식이었다.
국가의 엄격한 도축 금지 정책 속에서도 백성들의 식탁에는 한우가 꾸준히 올랐고, 이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한국 육류 문화의 뿌리로 평가된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최근 문헌 기록을 토대로 우리 민족의 고기 소비문화를 재조명하며, 한우가 지닌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강조했다. 현대의 육류 소비가 단순히 서구화의 산물이라는 인식과 달리, 이미 조선시대부터 한우는 전 계층이 즐기던 대표 식재료였다는 설명이다.
조선은 농경 사회의 근간이었던 소를 보호하기 위해 ‘우금령(牛禁令)’을 시행하며 도축을 엄격히 통제했다. 그러나 실록 등 기록에 따르면 이러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소고기 소비는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특히 관혼상제와 같은 주요 의례에서 소고기는 빠질 수 없는 음식으로, 상차림의 격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여겨졌다.
한우 설렁탕(사진=ⓒShutterstock) |
소고기는 특정 계층에만 국한된 음식도 아니었다.
선비들은 겨울철 화로를 둘러싸고 소고기를 구워 먹는 ‘난로회’를 즐기며 교류와 풍류를 나눴다. 이는 오늘날 한국식 구이 문화의 기원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서민들에게도 한우는 중요한 보양식이었다. 대표적인 음식인 설렁탕은 선농단 제사 이후 백성들과 함께 나누어 먹던 ‘선농단탕’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분을 넘어 함께 음식을 나누는 이 문화는 공동체적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이처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한 한우 조리법은 오늘날 K-푸드 경쟁력의 기반이 되고 있다. 구이를 비롯해 탕, 찜, 육회 등 부위별 특성을 살린 다채로운 조리 방식은 한국만의 미식 체계를 형성하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통이 현대 식문화와 결합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양여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우 교수는 “우리 조상들은 소고기를 단순히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위별 특성을 살리는 정교한 조리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며 “이러한 미식 DNA가 오늘날 K-푸드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우는 이제 세계 미식가들에게 그 가치와 정체성을 인정받는 식재료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더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