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 증상 발현 전 극초기 단계에서 진단할 수 있는 초고감도 바이오센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16일 경기대에 따르면 융합과학대학 화학과 하영근 교수팀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유은아 박사팀과 공동으로 트랜지스터 기반 바이오센서의 난제를 극복한 초고감도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 센서를 개발했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알츠하이머병은 아직 완치법이 없어 조기 발견이 유일한 대응책이다. 하지만 기존 진단법인 PET(양전자 단층촬영)나 MRI는 비용이 수백만 원에 달해, 대부분의 환자가 증상이 심해진 뒤에야 병원을 찾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트랜지스터 바이오센서의 오랜 난제였던 '디바이 길이 한계(Debye screening limit)'를 극복했다. 혈액 속 무수히 많은 이온들이 센서 표면에 방해막을 형성해 질병 신호 감지를 막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고가의 장비나 복잡한 화학 처리 없이, 반도체 표면에 나노미터(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크기의 미세한 홈을 새기는 구조 설계만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홈의 오목한 모서리 부분에서 차단됐던 질병 신호가 자연스럽게 집중되고 증폭되는 원리를 입증한 것이다.
실제로 이 센서는 실제 생체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알츠하이머의 핵심 바이오마커인 '타우(Tau) 단백질'을 1fM(펨토몰) 수준까지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농도보다 훨씬 낮은 수치로, 발병 전 극초기 단계의 이상 신호까지 포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이 센서는 반도체 도장 찍기 공정인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NIL)' 기술로 대면적 대량 제작이 가능해 향후 저비용 일회용 진단 칩 형태로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
하영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재료를 변경하거나 복잡한 화학 처리를 추가하지 않고, 구조 설계만으로 바이오센서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다양한 질병의 조기 진단에 적용 가능한 초고감도 바이오센서 플랫폼으로 확장될 것이며, 향후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퇴행성 뇌질환을 신속하게 진단하는 핵심 의료 기술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연구재단(NRF)과 KRISS 주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으며, 우수성을 인정받아 13일 자 전면 표지(Front Cover) 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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