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종전 협상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하며 '평화 시나리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실제 원유 수급 지표는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기 종전 시사 발언에도 불구하고, 예상치를 빗나간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소식이 유가를 떠받치며 보합권 강세를 이끌었다.
트럼프 "놀라운 이틀 올 것"... 무르익는 협상 분위기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01달러(0.01%) 오른 배럴당 91.29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6월물 역시 0.15% 상승한 94.93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하방 압력을 가한 주역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며 "앞으로 놀라운 이틀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백악관 역시 휴전 연장 보도에는 신중론을 펴면서도 "회담에 매우 전념하고 있다"며 외교적 해결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란 외무부 또한 파키스탄을 통한 메시지 교환 사실을 확인하며 종전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예상 밖 '재고 감소'가 하락 막아… 공급망 병목은 지속
하지만 종전 낙관론이 유가를 끌어내리기엔 수급 지표가 견고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상업용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91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20만 배럴 증가를 예상했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도 불안 요인이다. 봉쇄 이후 첫 24시간 동안 해협을 통과한 중립 상선은 20여 척에 불과했다. 전쟁 전 하루 평균 130척이 오가던 것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에 그친 셈이다. 여기에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러시아·이란산 원유에 대한 제재 완화 조치를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공급 부족 우려를 부추겼다.
시장은 여전히 '신중'... 프리미엄 해소는 시기상조
에너지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격에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되었으나, 실질적인 공급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겔버 앤드 어소시에이츠는 "흐름이 정상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이 불균등하기 때문에 프리미엄은 유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국제 유가는 협상 타결이라는 '기대'와 재고 감소라는 '실재' 사이에서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차기 협상의 실질적 성패가 유가의 향방을 가를 최종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폴리뉴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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