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에서 고학력 여성일수록 전업주부 비율이 높다는 이례적인 현상이 보고됐다. 학력이 높을수록 경제활동 참여율이 증가하는 서구권 국가와는 정반대 양상이다.
15일 여성경제신문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5세 자녀를 둔 여성 기준, OECD 38개 회원국 중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36개국 대다수는 대졸 여성의 전업주부 비율이 비대졸 여성보다 낮았다. 고학력일수록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쉽고 결혼 후에도 이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해당 통계에서 예외적인 국가로 분류됐다. 양국 모두 비대졸 여성보다 대졸 여성의 전업주부 비율이 더 높았다.
교육사회학자 마이다 토시히코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두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고학력 여성일수록 고소득 남성과 결합할 확률이 높아 결과적으로 남편 외벌이 수입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한 경제적 환경이 조성된다는 점이다.
둘째 한·일 양국 특유의 초수험 사회 구조다. 자녀의 높은 학업 성취를 위해 여성이 밀착해서 지원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고학력 여성의 경제활동 포기를 정당화하거나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치로 드러난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 고착화
일본 총무성의 <취업구조기본조사> (2022년)에 따르면 40대 유자녀 부부 연소득 분포에서 대다수 가구가 남편 소득이 아내 소득보다 많은 형태를 띠었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남편 연소득 1000만 엔 이상·아내 무직 형태의 고학력 부부 그룹과 남편 연소득 400만~500만 엔·아내 200만 엔 미만 그룹이었다. 부부 수입이 대등하거나 아내 수입이 더 높은 가구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취업구조기본조사>
이는 남성은 일·여성은 가사와 육아라는 전통적인 젠더 분업 의식이 여전히 노동시장에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여성은 결혼과 출산이라는 생애 주기를 거치며 경력 단절을 겪는다. 남편의 잦은 전근 등으로 지속적인 직장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에도 직면한다.
서구권은 맞벌이 동등 소득 대세···한·일 과제는
해외 선진국 기혼 여성 풀타임 취업률은 양국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 (ISSP) 통계에 따르면 25~54세 기혼 여성 중 남편과 대등하거나 그 이상의 수입을 올린다고 답한 비율은 일본이 5.6%에 그친 반면 미국 34.8·프랑스 40.4·스위스 51.9%에 달했다.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
과거 고도성장기에는 남성 외벌이를 중심에 둔 성역할 분업이 하나의 사회 시스템으로 기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거시경제적 환경이 변화했음을 지적한다. 2022년 기준 일본 가고시마현 25~34세 미혼 남성의 연봉 중앙값이 261만 엔에 불과한 현실은 더 이상 1인 소득만으로 가계를 부양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마시다 토시히코 박사는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고학력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을 방치하는 경직된 젠더 분업 구조가 결국 맞벌이를 통한 경제적 안정을 저해한다"면서 "나아가 심각한 저출산과 미혼화 현상을 가속하는 근본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고 전했다.
☞초수험 사회= 자녀의 높은 학업 성취를 위해 부모, 특히 어머니가 밀착해서 지원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강한 치열한 입시 경쟁 사회를 뜻한다.
☞국제사회조사프로그램(ISSP)= 매년 다양한 사회과학적 주제를 선정해 회원국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국제 비교 조사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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