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권수빈 기자] 평범한 아침을 맞이하고 무사히 저녁에 귀가하는 일. 이러한 평온한 일상은 생각보다 견고하지 않다. 누군가의 출근길이, 아이들의 하굣길이 언제든 예기치 못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은 종종 망각의 영역으로 밀려난다. 특정한 날짜는 그렇게 무뎌진 우리의 감각을 일깨우고, 온전히 보장받아야 할 '안전한 삶'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4월 16일은 12번째를 맞는 '국민안전의 날'이다.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기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제정된 날로서 과거의 아픔을 되새기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돌이킬 수 없는 희생을 치르고 나서야 마련된 날의 본질은 지금 당장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삶의 터전이 과연 각종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지 스스로 돌아보고 점검하는 데에 있다.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요소들은 거창한 곳에 있지 않다. 매일 마주하는 교차로, 생계를 유지하는 일터, 때로는 스스로를 옭아매는 마음의 병까지 삶의 도처에 위험이 잠복해 있다. 정부가 이번에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힌 산업재해, 자살, 자연재난, 교통사고, 어린이 안전사고 등 5대 분야 역시 결국 보통 사람들의 하루가 가장 빈번하게 무너지는 지점이다. 평범한 영역들이 단단하게 지켜지지 않고서는 삶의 질이나 행복을 논할 수 없다.
이러한 일상의 방어선을 다시 구축하기 위한 제도의 변화도 엿보인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신설을 위한 대통령령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부처별로 파편화돼 있던 5대 분야의 대책들을 하나로 모으고,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조율하겠다는 취지다.
일터의 작업복과 안전모를 매만지고, 횡단보도 앞의 속도를 줄이며 주변의 소외된 이웃에게 시선을 돌리는 일상적인 감각들이 모여 생명의 기틀을 다진다. 참사를 기억한다는 것은 결국 나와 이웃의 오늘을 무탈하게 지켜내겠다는 실천이다. 4월 16일 하루만큼은 우리 각자의 일상이 안녕한지 안팎을 찬찬히 들여다볼 때다.
뉴스컬처 권수빈 ppbn0101@nc.press
Copyright ⓒ 뉴스컬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