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2차 대면협상이 조만간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물밑 협상을 통해 '기본 합의'에 접근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기본 합의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이하 현지시간) 언론과 인터뷰에서 "4월말까지 이란과 합의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이란이 미국에 호르무즈 해협 개방안을 제시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양측간 이견이 큰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반출과 핵포기는 추후에 논의하기로 하고 호르무즈 해협 일부 개방 및 휴전 연장이 주 내용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악시오스 "미-이란 기본합의에 더 접근…성사시 휴전 연장"
트럼프 "4월말까지 이란과 합의 가능성" 이란 "美와 메시지 지속 교환"
미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에 진전이 있었으며 양측이 기본 합의에 조금 더 다가갔다고 보도했다.
앞서 양측은 11일 낮부터 12일 새벽까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대면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됐다.
하지만 양측 모두 협상을 원하는 상태라고 악시오스는 분석했다.
매체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우리는 합의하고 싶다. 이란 정부 중 일부도 합의하고 싶어 한다. 이제 관건은 전체가 합의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JD 밴스 부통령도 지난 14일 조지아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이란 측 협상 대표들은 합의하고 싶어 했다고 나는 생각한다"며 "현재 상황에 대해 매우 느낌이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악시오스는 미국 협상팀을 이끄는 밴스 부통령, 스티브 윗코프 대통령 중동특사, 재러드 쿠슈너 대통령 선임고문 등은 14일 이란 측과 중재자들과 전화 통화를 하고 제안 초안을 교환했다며 만일 양측간 기본 합의가 성사된다면 포괄적 합의의 세부 사항을 협상하기 위해 휴전이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14일 영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달 말까지 이란과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새벽 방영된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도 "내 생각엔 (전쟁이) 거의 끝나가는 것 같다. 그것이 종료되는 상태에 아주 근접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 역시 중재국을 통해 양국이 간접적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지난 12일 이란 대표단이 (이슬라마바드에서) 돌아온 후에도 파키스탄을 통한 미국과 메시지 교환이 여러 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만간 파키스탄 고위급 대표단을 테헤란에서 맞이할 예정"이라며 "이슬라마바드 회담 이후 파키스탄 측이 미국과 논의한 내용과 양측의 세부적인 견해를 이번 방문을 통해 심도 있게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인 핵 문제에 대해 "우라늄 농축의 유형과 수준에 관해서는 대화의 공간이 열려 있다"면서도 우라늄 농축을 전면 포기할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백악관 "이란과 대화 계속…합의 전망 긍정적"
베선트 "이란 전쟁으로 제재 해제한 러시아·이란산 원유 다시 제재"
백악관도 이란과 협상이 생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는 여전히 협상과 회담에 매우 전념하고 있다"며 "이 대화들은 생산적이며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종전 협상 시간을 더 확보하기 위해 휴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대면 회담 가능성에 대한 보도도 봤는데, 그런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공식 발표가 있을 때까지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우리는 합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란으로선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분명히 최선의 이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빗 대변인은 다음 대면 회담 장소에 대해 "아마 지난번과 같은 장소(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자리했다.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일반 면허를 갱신하지 않을 것이며,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반 면허도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 및 이란산 원유는 다른 국가들이 구매할 수 없도록 제재를 가하고 있었는데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가 폭등하고 인도 등 일부 국가의 연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지난달 일시적으로 제재를 완화한 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베선트 장관이 '일반 면허'를 갱신하지 않겠다는 것은 이란과 종전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반증한다.
"이란, 호르무즈 개방안 제시…오만영해 통항시 공격자제"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 중인 이란이 미국에 제한적인 해협 개방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15일 이란 측 입장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최근 협상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은 향후 충돌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합의가 성사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 내 오만 영해를 지나는 선박은 공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제안은 최근 몇 주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주권 행사를 강력히 주장해온 이란이 기존 입장에서 물러나 처음으로 내놓은 가시적 조치로 주목된다.
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대형 유조선의 경우 통행료가 최대 200만달러(약 30억원)에 이른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란과 오만 사이에 있는 호르무즈 해협은 폭이 34㎞ 정도에 불과하고 선박이 다닐 수 있는 해역은 훨씬 더 좁은 수로다.
이날 전해진 이란의 제안은 이란이 아닌 오만에 가까운 바닷길을 지나는 선박에 공격을 자제하고 통항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소식통은 이란이 해당 수역 내 기뢰 제거에도 동의할 것인지, 적국인 이스라엘과 관련한 선박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허용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 소식통은 이번 제안의 성사 여부는 미국에 달려 있으며, 미국이 이란 측 요구를 수용해야 호르무즈 해협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방 측 안보 소식통 역시 호르무즈 해협 내 선박들이 아무런 제약 없이 오만 영해를 통과하도록 하는 제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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