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 권리 구제기관인 조세심판원이 ‘늑장처리’ 관행을 깨는 고강도 개혁을 단행한다. ‘청구가액 5000만원 미만 소액사건 6개월, 고액 사건도 1년 내 종결’이 핵심이다. 현재 정원 36명인 민간 비상임심판관 수를 단계적으로 100명까지 늘려 ‘로비’ 가능성을 차단하는 내용도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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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이데일리 단독 취재 결과, 조세심판원은 개청 51년을 맞는 올해 대대적인 개혁에 착수한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조치로,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김민석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조세심판원을 지목하며 개혁을 주문했다.
지난해 심판청구액이 8조원에 육박할 만큼 세금에 대한 국민적 민감도가 커 심판의 신속·공정성 제고가 시급하단 인식이 깔린 걸로 해석된다. 대통령 지시에 따른 후속조치는 김 총리와 청와대가 직접 챙겨왔다.
개혁안의 우선 방점은 ‘신속 처리’에 찍혔다. 납세자가 과세처분의 위법·부당함을 주장하며 심판청구하면 조세심판원은 원칙적으로 90일 이내 결정을 내려야 하지만, 현실에선 작동하지 않고 있어서다.
조세심판통계연보를 보면 2024년 소득·법인세 등 내국세 사건의 평균처리일수는 175일, 6개월이다. 청구세액이 클수록 처리일수도 늘어나 100억~200억원 사건엔 평균 507일, 1년 5개월이 걸렸다. 최근 약 130억원의 세금을 낸 가수 겸 배우 차은우 씨가 불복청구한다면 1년 5개월 이후에나 결정문을 받게 된다는 얘기다. 조세심판원은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업무효율을 높여 처리기한을 대폭 당기겠단 구상이다.
부정부패 예방을 위해 민간 비상임심판관도 대폭 늘린다. 현재 조세심판관회의는 상임심판관과 비상임심판관 각 2명, 총 4명으로 구성된다.
조세심판원은 공정성을 이유로 명단을 비공개하고 있지만 사건을 맡을 심판관실이 지정되면 소속 비상임심판관이 누구인지 파악하는 것이 어렵지 않아 대형 로펌의 ‘로비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심판원은 인력 풀을 최대 100명까지 확대하고 사건마다 ‘랜덤 배정’ 방식을 도입해 로비 가능성을 봉쇄하겠단 방침이다.
아울러 조세심판원은 인사 및 감사제도 개선 등 내용의 개혁안을 마련 중이다. 이달 말 이 대통령에 보고한 후 개혁에 필요한 제도 손질·인력 충원 등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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