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유가 부담 완화를 위해 마련한 지원금을 이달 말부터 지급할 예정인 가운데, 사용처 제한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매출 기준에 따라 일부 업종이 사실상 배제되면서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편성한 ‘고유가 피해 지원금’을 지역 내 소비 활성화와 소상공인 매출 확대를 목표로 설계했다.
이에 따라 지원금 사용처는 지난해 시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유사하게 연 매출 30억원 이하 사업장으로 제한됐다. 이는 영세 자영업자를 우선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정책 취지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기준이 업종별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주유소 업종이 꼽힌다. 주유소는 구조적으로 매출 규모가 큰 편이지만 실제 수익성은 낮은 특징을 갖고 있어 단순 매출 기준 적용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한국석유유통협회에 따르면 연 매출 30억원 이하 주유소는 전체의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대부분의 주유소가 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매출 규모만으로 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기준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주유소의 경우 판매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실제 영업이익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 더욱 논란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카드 수수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실질적인 수익 구조는 더욱 제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원금 사용까지 제한되면 정책 체감 효과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도권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한 사업자는 “유류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업종을 돕기 위한 정책인데 정작 주유소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 이해되지 않는다”라며 “업종 특성을 고려한 기준 재설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고유가 지원금 사용처 논란 업종 형평성 문제 제기돼
다만 일부에서는 소규모 주유소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연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 주유소의 경우 지원금 사용이 가능해 소비 유입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매출 확대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주유소뿐 아니라 다른 업종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직영점은 사용이 제한되는 반면 가맹점에서는 사용이 가능해 동일 브랜드 내에서도 차별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대형마트에서는 지원금 사용이 불가하지만, 해당 매장 내에 입점한 꽃집이나 안경점 등 개별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점포에서는 사용이 허용되는 등 복잡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읍·면 지역의 하나로마트나 로컬푸드 직매장, 지역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아름다운 가게 등은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사용이 가능하도록 예외 규정이 마련됐다. 이는 지역 내 소비 인프라가 부족한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보다 정교한 기준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주유소처럼 매출 규모와 실제 수익 구조 간 괴리가 큰 업종이 존재하는 만큼, 일률적인 기준 적용은 정책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라며 “업종별 비용 구조와 특수성을 반영한 세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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