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세 차례 고쳤지만…주주총회 공정성·지배구조 개선은 여전히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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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세 차례 고쳤지만…주주총회 공정성·지배구조 개선은 여전히 '제자리'"

아주경제 2026-04-15 18:23: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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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
[사진=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

상법 개정이 세 차례에 걸쳐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 지배구조와 주주총회 운영의 실질적 개선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주주총회의 공정성, 정보 제공 부족, 기관투자자의 소극적 역할 등 구조적 문제가 반복되고 있어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가 1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주최한 ‘상법 개정 이후 현황진단 및 개선과제’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현행 주주총회 운영의 한계를 짚고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형식적 주총·지배주주 영향력 여전…국민연금 등 기관 역할 강화 필요”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올해 주주총회 분석 결과를 토대로 “여전히 공정한 주총 진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총 소집기한과 개최일 집중 문제, 이사회 구성의 전문성 부족 등을 주요 한계로 꼽았다.

특히 “외부에서 훌륭한 경력을 가진 인사라도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배주주가 통제하기 쉬운 인사 중심으로 이사를 선임하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기업의 정관 변경 시도에 대해서도 “개정 상법 취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기관투자자, 특히 국민연금의 역할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보다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고 의결권 행사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결권 행사에서 일관성을 확보하고 공개 시점을 앞당기는 한편,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인력과 예산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의결권 자문사의 역할 재정립과 감독 강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기관투자자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충실히 준수하고, 모든 의안에 대해 의결권 행사 내역과 반대 사유를 공개하는 ‘전면 공시(voting full disclosure)’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주총 2주 전 통지…OECD 국가 중 가장 짧은 수준”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현행 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세 차례 상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기업지배구조 개선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특히 주주총회 관련 제도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에 따르면 한국은 주총 소집 공고 시기가 대부분 2주 전에 집중돼 있어 OECD(경제협력기구) 국가 중에서도 가장 짧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이 안건을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해외 기관투자자의 경우 의안 검토 시간이 평균 3~5일에 불과하다”며 “안건 변경 시 의결권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책임성·주총 투명성 강화 시급…집중일 완화·정보공개 확대 요구”
이사회 운영과 관련해 이사 임기를 1년으로 단축해 책임성을 높이고, 이사 보수 결정에 대한 주주의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이 제기됐다. 황 연구위원은 “한국은 주요국 대비 이사 보수 결정 과정에서 주주의 영향력이 약하다”며 “주주 권한 강화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주주의 참여 확대 필요성도 강조됐다. 전문가들은 △의결권 기준일 단축 △주주총회 일정 사전 알림 △전자공시 확대 등을 통해 개인 투자자의 주총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일본처럼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를 포함한 주총 안건을 최소 3주 전에 전자공시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해외 투자자의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권을 보다 폭넓게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주주총회의 공정한 운영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주총 의장을 이사회 의장 또는 법원이 선임한 공정한 인사가 맡도록 해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의장의 의사진행권 남용을 방지하고 부당한 의결권 제한 사례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총 집중일 문제 해소를 위해 해외 사례 도입도 거론됐다. 이 회장은 “대만의 일별 배분 시스템을 참고해 주총 일정이 특정일에 몰리는 현상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주총 소집기한을 현행 2주에서 4주로 확대하고, 미국의 의결권대리행사 권유문(proxy statement) 제도를 도입해 주주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정보 공개 확대와 투명성 강화를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핵심 과제로 꼽았다. 이 회장은 “주총 안건 설명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많다”며 “의안별 찬성률과 상세 설명 공개를 의무화하면 기업 투명성과 이사회 질 개선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상법 개정 이후에도 지속되는 제도적 한계를 재확인한 자리로, 주주권 강화와 정보 비대칭 해소, 기관투자자 책임 확대를 중심으로 한 종합적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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