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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각장애인 지모 씨 등 18명은 지난 13일 헌법재판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취소 헌법소원을 접수했다.
2017년 시각장애인 963명은 지마켓·SSG닷컴·롯데쇼핑 등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지 않아 정보 접근에 차별을 받고 있다며 1인당 2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대체 텍스트란 사진·이미지 등을 시각장애인용 보조공학기기인 화면낭독기가 읽고 이미지에 대한 정보를 대신 제공하는 텍스트를 말한다. 대체 텍스트가 없으면 시각장애인은 상품 이미지나 광고 배너에 담긴 정보를 알 수 없다.
1심부터 대법원 재판부까지 모두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이 장애인 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점은 인정했으나, 위자료 책임에 대해선 판단을 달리했다. 1심 재판부는 1인당 1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단했으나, 2심에서는 차별행위를 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위자료 책임은 없다고 판단했다. 2심 판단은 지난 3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구체적으로 1심 재판부는 2023년 6월 위자료 지급과 함께 화면낭독기 서비스 제공을 명령했다. 이에 온라인 쇼핑몰 측은 장애인차별금지법 및 법 시행령에는 ‘접근성이 보장되는 웹사이트’의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고 차별금지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항소했다.
2심도 피고의 행위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하는 ‘간접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의 상당한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체 텍스트를 적절하고도 충분히 제공하지 않은 채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며 “시각장애인인 원고는 상품의 정보를 파악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같은 간접차별 해당 판단을 뒤로 하고 위자료 청구는 온라인 쇼핑몰들에 고의·과실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대법원 역시 간접차별 행위 해당 여부와 정당한 편의제공 의무에 관해서는 원심 결론을 그대로 수긍했다. 온라인 쇼핑몰 운영사가 개별 판매자들이 등록한 상품 정보를 소비자에게 ‘배포’하는 이상, 해당 전자정보에 대한 접근성 보장 의무를 진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위자료 부분은 원심과 마찬가지로 피고의 고의·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차별행위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배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결론이다.
대법원의 이같은 확정 판결에 재판소원을 접수키로 한 이들 시각장애인 측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정보화 시대의 전자정보는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생존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 지 17년, 모든 법인의 정보접근권 보장이 의무가 된 지 13년이 넘었음에도 쇼핑몰 3사는 이 의무를 외면했다”며 “이는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외면해도 책임지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첫 소송 이후 10여년이 흘렀지만 시각장애인들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겪는 정보 접근 장벽은 여전하다”며 “차별의 존재를 확인하고도 피해자에게 아무런 구제를 제공하지 않는 판결은 장애인의 정보접근권, 평등권, 재판을 통해 구제받을 권리를 실질적으로 박탈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차별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등 실질적 구제가 없다면 기본권 보장은 선언에 그칠 뿐”이라며 재판소원 본안 회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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