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상속공제는 원래 작은 기업을 살리기 위해 만든 제도였다. 창업자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회사가 문을 닫지 않고,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지 않도록 상속세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제도는 시간이 지나며 다른 얼굴을 갖게 됐다. ‘가업’이라는 이름 아래 큰 자산을 세금 없이 넘기는 통로가 됐다는 비판이 커졌다.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업상속공제 축소를 담은 상속세법 개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네 가지다. 공제 대상을 줄이고, 공제 한도를 낮추고, 상속세 납부가 정말 어려운 경우에만 허용하며, 사후관리 기간을 다시 늘리는 것이다.
윤 의원이 가장 먼저 겨냥한 것은 공제 대상이다. 현행 제도는 시행령을 통해 도매·소매업, 건설업, 사회복지서비스업 등 상당수 업종을 공제 대상으로 열어두고 있다. 윤 의원은 이를 “사실상 시행령에 맡긴 백지위임”이라고 봤다. 법률이 아니라 시행령으로 대상 업종이 넓어지면서, 제도의 예외성이 무너졌다는 주장이다.
개정안은 공제 대상을 소상공인지원법상 백년소상공인 기업, 숙련 기술 승계가 필요한 업종 등으로 좁힌다. 상장기업은 제외한다. 지금 최대 600억원인 공제 한도도 100억원으로 낮춘다. 윤 의원은 “가업이란 가족이 승계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소규모 기업”이라며 “600억원 한도는 지나치다”고 했다.
사후관리도 강화한다. 현행 5년인 사후관리 기간을 10년으로 되돌리고, 총급여액 유지 요건도 90%에서 100%로 복원하겠다는 내용이다. 기업을 물려받고 5년만 버티면 되는 구조라면, 고용 유지라는 제도 목적과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윤 의원은 “가업상속공제는 기업 유지와 고용 보호라는 공익적 목적을 위해 도입된 예외적 제도”라며 “부의 대물림을 줄인다는 상속세 본연의 기능을 무력화하는 현행 제도를 대폭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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