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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비교적 괜찮던 다리 통증이 오후로 갈수록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단순한 피로의 문제가 아니라 척추 구조 변화, 신경 압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 특히 척추전방전위증 환자에게 이러한 양상이 자주 나타나는데 이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허리의 부담, 신경 상태 등이 점진적으로 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말 그대로 위쪽 척추뼈가 아래쪽 뼈보다 앞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로 인해 척추관이나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기 쉬운 구조가 형성된다. 오전에는 상대적으로 휴식을 취한 상태이기 때문에 신경 주변의 부종이나 압박이 크지 않아 증상이 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하루 동안 걷기, 서 있기, 앉기와 같은 일상적인 활동이 반복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먼저 시간이 지날수록 척추의 미세한 불안정성이 누적된다. 반복적인 움직임 속에서 전방으로 밀린 척추는 조금씩 더 부담을 받게 되고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은 점차 좁아질 수 있다. 이 과정은 눈에 띄는 변화는 아니지만 오후가 되면서 체감되는 통증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요인은 디스크의 수분 변화다. 디스크는 대부분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데 낮 동안 체중과 중력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점차 납작해진다. 디스크가 눌리면서 탄력이 떨어지면 그만큼 신경을 압박할 여지가 커지고 이는 다리로 뻗치는 통증을 초래할 수 있다.
근육의 피로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전방전위증 환자는 허리를 뒤로 젖히는 자세에서 증상이 악화되기 쉬운데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를 지탱하는 근육이 피로해지면서 무의식적으로 허리가 과신전되는 경우가 많다. 이 자세 변화는 척추 후방 구조를 압박하고 신경 공간을 더욱 좁히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신경 주위의 부종과 울혈이 더해진다. 오전에는 비교적 안정되어 있던 신경 주변 조직의 활동이 누적되면서 반복적으로 자극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부종이 증가할 수 있다. 부종이 생기면 신경은 더욱 민감해지고 같은 압박에도 더 큰 통증을 느끼게 된다. 결국 오후가 될수록 압박 그리고 민감도 증가라는 이중 요인이 겹치면서 통증이 뚜렷해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할 때 척추 전만을 과도하게 만들지 않는 안정 상태를 도모해야 한다. 골반을 살짝 뒤로 기울여 허리를 바닥에 붙이는 골반 후방경사 운동이나 복부 깊은 근육을 활성화하는 복횡근 운동은 척추를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기는 스트레칭이나 고관절 굴곡근 스트레칭은 허리의 긴장을 완화하고 신경 공간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허리를 과도하게 젖히는 스트레칭이나 백익스텐션, 장시간 플랭크와 같은 운동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오후에 심해지는 다리 통증은 시간대의 문제가 아니라 하루 동안 누적된 구조적 부담과 신경 환경 변화가 만들어낸 결과"라며 "이를 이해하고 생활 속 자세와 운동 방식을 조절하는 것이 척추전방전위증 통증 관리의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 본 내용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로, 구체적인 진단이나 치료는 전문의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합니다.
- 염도영 기자 doyoung03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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