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주요 승부처가 될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대구시장과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등에서 공천을 확정하지 못한 채 선거를 코앞에 두고 내부 갈등과 인물난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 유권자를 보유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경쟁력 있는 인물이 없어 추가 공모를 접수했고, 서울시장은 절윤을 두고 갈등을 겪으며 두 차례 추가 접수를 실시해 일정이 많이 늦어졌다. 공천 컷오프 파동을 겪은 대구시장도 여전히 경선이 진행 중이며, 전북지사는 추가 접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오세훈 현 서울시장은 연일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고, 대구시장 선거에서 컷오프 된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미 6인 체제의 예비선이 진행 중임에도 재경선 요구와 컷오프 효력정지에 항고하는 등 당 상황이 심상치 않다.
부산에선 북구갑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대표를 두고도 '무공천' 주장이 나오면서 당이 갈라졌고 당내 의견을 조율하고 공천 후보를 적극 영입해야 할 장 대표는 한국에 없는 상태로, 광역단체장은 물론이고 재보선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민주당은 본격적인 선거 체제로 전환해 전국 유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이번 주 중 전국 광역단체장 후보를 확정 지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민의힘은 경기도지사 추가 공모에도 유력 후보군이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번 지방선거는 당권 경쟁과 차기 구도로 직결되는 선거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정청래·장동혁 체제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선거에 사활을 건 승부에 나서야 하지만 국민의힘은 돌파구와 해결책 모두 뚜렷이 보이지 않는 안갯속에 싸여 있다.
서울시장 유력후보 오세훈, 연일 장동혁 겨냥해 비판
후보 등록 과정에서 절윤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와 혁신 선거대책위원회를 요구하며 두 차례 등록을 하지 않았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후보 등록 후에도 장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오 시장은 14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 에 출연해 "장 대표는 이번 선거가 끝나면 책임져야 될 국면이 온다"며 "선거에서 도움이 되지 않으면 후보들은 (장 대표를 유세 현장에) 안 부른다. 그것이 냉엄한 현실"이라고 직격했다. 장성철의>
공천 신청에 앞서 장동혁 지도부에 노선 변화를 요구했던 오 시장이 선거 과정에서 당대표 지원을 거부하겠단 뜻을 시사한 셈이다.
이어 장 대표가 물러서지 않고 버틸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도 "그렇게 생각해서 버틸 수 있는 상황은 이미 지나갔다"며 선거 이후 지도부 체제가 물러날 수밖에 없단 취지로 언급했다.
장 대표의 미국행에 대해서도 오 시장은 "한참 중요한 시기에 기존의 정치 문법은 아니다. 5박 7일 방미는 성과가 말해주리라고 생각한다"며 "중차대한 시기에 미국까지 가서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장 대표를 겨냥했다.
현재 국민의힘 서울시장은 오세훈 현 시장과 박수민 의원, 윤희숙 전 의원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선거 50일 앞두고 경기지사 추가 접수에도 후보군 난항
전국 단위 선거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를 보유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구인난'을 겪던 국민의힘은 지난 10~12일 경기도지사 후보 추가 공모를 진행했다.
추가 접수에 조광한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홍준표 전 대선 경선 후보 캠프에 있었던 이성배 전 아나운서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추미애 민주당 후보에 대적할 만한 중량급 인사의 신청은 없었다.
추 후보는 '첫 여성 광역단체장 도전'이라는 타이틀로 연일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추가 접수한 두 사람의 면접 등 아직 예비경선조차 시작하지 못해 민주당과는 한참 차이를 보인다.
후보 추가 공모를 진행했던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은 지난달 22일 후보자 면접 이후 오는 18일 최종 후보 선출까지 28일이 소요되는 일정이다.
경기도지사 경선이 오는 17일 후보 면접을 마친 후 예비경선, 본경선 등이 서울시장 경선과 비슷한 속도로 진행된다면 최종 후보 선출은 5월 중순까지 미뤄질 수 있다. 지방선거 후보 등록 마감일은 5월 14일이다.
기존 경기도지사 후보가 당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모습을 드러낸 것도 경선 과정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9일 양향자 최고위원은 경기도지사 추가 접수를 진행하자 당 지도부를 향해 "이게 이기는 공천이고 전략인가. 이런 패배주의와 비상식 때문에 정청래 따위에게 '니들은 아예 후보도 내지 마라' 이런 소리 듣는다. 이기는 싸움, 정상적인 선거를 하자"고 촉구했다.
대구 컷오프 파동 안 끝나…6인 경선 중에도 재경선 요구
대구시장 후보를 두고 현재 6인의 예비경선이 진행 중인 가운데 컷오프된 6선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반발도 정리되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14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중요한 것은 국민의힘이라는 정당 안에 원칙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8인 경선이 복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의원도 13일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 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컷오프 20일이 지났는데도 계속 1위가 나온다는 것은 공천 과정이 얼마나 잘못됐고, 또 저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가 상당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며 민심을 따라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장성철의>
15일 출연한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에서도 주 의원은 "(대구시장 후보) 6명이 각각 개인의 입장을 생각하지 말고, 승리할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했으면 한다"며 "선거는 이기는 것이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현의>
만약 주 의원과 이 전 위원장 모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김부겸 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까지 4파전으로 보수 표심은 세 곳으로 흩어질 수 있어 단일화 논의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부산 북구갑 한동훈 출마하자 당내 '무공천' 주장 제기 돼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전재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의 지역구인 부산 북구갑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한 전 대표가 원내에 입성한다면 친한계를 중심으로 한동훈 체제 구축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 북구갑은 민주당이 부산 지역구 중 유일하게 지켜온 지역구로 민주당은 부산시장 전재수와 함께 하정우 청와대 AI수석 카드를 내밀며 부산 사수에 나섰다.
민주당 역시 재보궐 후보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이지만 국민의힘이 셈이 더 복잡하다. 한 전 대표가 출마를 확정 지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후보를 공천한다면 보수 진영 분열로 민주당에 자리를 내줄 수 있다.
이에 당 일각에선 부산 북구갑 '무공천' 주장이 나왔다. 출마설이 언급됐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경기 평택을로 선회하면서 '민주당 후보 대 보수진영 후보 2명'의 3파전보다는 전략적 무공천을 택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자 구도가 되면 승리가 어렵다. 민주당이 이기는 것보다 우리가 후보를 내지 않고 한 전 대표가 선거에 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친한계인 우재준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1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에서 "무공천도 힘을 합치는 방법이고, 한 전 대표를 복당시킨 다음 정당하게 경선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힘을 합쳐 이기는 고민을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소종섭의>
다만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14일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무공천에 대한 고려는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어 한 전 대표의 출마로 인한 전략적 무공천에 대한 잡음도 계속 될 것으로 예측된다.
민주당, 서울시장·경기지사 등 확정 짓고 당대표도 적극 유세
민주당은 후보가 확정된 지역에선 힘을 모은 '원팀'을 강조하며 본격적인 유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후보들에게 직접 파란 점퍼를 입혀주고 후보들과 함께 강원도와 전남, 부산 등 전국 각지를 돌며 민심 행보를 보이고 있다.
추 후보는 지난 7일 본선 후보 선출 직후 15일까지 경기도 파주와 시흥, 화성 동탄, 수원 등 5개 지역을 돌아다니며 민심을 경청했고, 경선 경쟁자였던 김동연 현 경기지사, 한준호 의원과 연이은 회동으로 '원팀'을 공식화했다.
지난 12일에는 후보가 확정된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와 만나 '수도권 후보 3인 회동 결의문'을 발표하는 등 당의 지지와 후보들 간 결집으로 수도권 탈환과 사수에 나섰다.
정 대표는 15일에도 부산을 찾아 전재수 후보를 응원하며 "노무현과 이재명의 꿈을 현실로 만들 후보"라며 "6·3 지방선거에서 파란을 일으키자"고 승리를 다짐했다.
같은 날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강성이자 극우 세력으로 대표되는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미국 의사당을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을 올리며 전혀 다른 행보를 보였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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