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앙상블’이 첫 방송부터 서툰 시작 속에서도 분명한 가능성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완성되지 않았기에 더 진솔한 아이들의 목소리는, 오히려 ‘함께’라는 가치의 의미를 또렷하게 부각시켰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지닌 아이들이 만들어가는 첫 화음은 이미 하나의 이야기로 충분했다.
지난 14일 첫 방송된 ‘앙상블’ 1회는 국제합창대회 무대에 오른 어린이들의 장면으로 문을 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시간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가,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17개국 31명의 아이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을 차근차근 풀어냈다. 단순한 합창단 결성이 아닌, 낯선 이들이 관계를 형성해가는 ‘성장의 기록’에 가까웠다.
특히 트로트 신동 황민호의 변화는 극적인 서사의 중심에 놓였다. 오디션 당시 ‘진또배기’로 주목받으며 분위기를 이끌던 그는, 정작 합창곡 앞에서는 전혀 다른 난관에 부딪혔다. 익숙했던 창법을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에서 음정과 박자가 흔들렸고, 자신감 역시 눈에 띄게 위축됐다.
분위기를 바꾼 것은 경쟁이 아닌 배려였다. 아이들은 황민호의 목소리를 덮지 않기 위해 자연스럽게 소리를 낮추며 그의 호흡에 맞춰 나갔다. 누군가를 돋보이게 하기보다 함께 어울리는 방법을 선택한 순간, 합창의 본질이 장면 속에서 설득력 있게 드러났다. 다른 상황에서도 이어졌다. 언어가 서툰 친구를 다독이고, 혼자 있는 아이를 자연스럽게 무리에 끌어들이는 모습은 작은 공동체의 이상적인 단면을 보여줬다.
제작진과 지도진의 접근 역시 인상적이었다. 김문정 음악 감독은 엄격함 대신 공감 어린 지도 방식으로 아이들의 긴장을 풀어냈고, 채미현 음악 감독은 발성과 호흡 등 실질적인 훈련을 통해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매니저 붐 또한 언어와 거리의 장벽을 넘나들며 아이들과 보호자 사이를 잇는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다. 창단 열흘 만에 ‘국립중앙박물관’ 무대 섭외가 성사되면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연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 연습량은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기본적인 화음조차 맞추기 어려운 상태에 지도진 역시 우려를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무대에 올랐다. 완벽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과정 자체가 프로그램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대변했다. ‘앙상블’이라는 이름처럼, 각자의 부족함을 안고도 서로를 채워가는 순간이 곧 완성이라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첫 방송은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서사로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이제 막 시작된 이들의 여정이 어떤 화음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인다. tvN ‘앙상블’ 2회는 오는 21일 방송된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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