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이창호 기자]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서 배현진 의원(국민의힘)이 통일부의 북한주민 접촉 신고 처리 방식을 두고 “심사 기능을 상실했다”며 강도 높은 질타를 이어갔다. 통일부가 접촉 신고 수리 거부 기준을 폐지한 이후 단 한 건의 반려도 없이 전량 승인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가 안보 관리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배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통일부는 관련 지침을 폐기한 시점부터 올해 3월까지 접수된 북한주민 접촉 신고 124건을 모두 승인했다. 승인율 100%라는 전무후무한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문제는 승인 대상의 면면이다. 배 의원은 “전체 승인 건수 중 약 20%에 해당하는 24건은 과거 통일부로부터 승인 거절 이력이 있었던 개인이나 단체”라고 폭로했다. 과거 엄격한 심사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던 이들이 지침 폐기 직후 아무런 제동 없이 ‘프리패스’로 승인을 받아낸 셈이다. 이는 통일부가 자의적 판단으로 정책의 일관성을 스스로 무너뜨렸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만드는 대목이다.
질의 과정에서 드러난 승인 목록에는 단순한 민간 교류를 넘어선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유람선 관광 협의, 북한 사무소 개설 협의, 교역 사업 추진 협의 등이 대표적이다.
배 의원은 “해당 사안들은 유엔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뿐만 아니라 국가보안법 및 남북교류협력법의 엄격한 잣대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단순 친선 교류라는 명분 뒤에 숨겨진 위법 소지를 통일부가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향후 이러한 접촉이 국가 안보를 저해하는 위협으로 현실화될 경우, 승인권자인 통일부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해 배 의원은 강력히 추궁했다.
통일부의 폐쇄적인 행정 태도 또한 이번 질의의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배 의원은 “국회가 접촉신고서 사본 등 투명한 검증을 요구하자, 통일부 차관이 직접 나서서 제출 거부 의사를 의원실에 타진했다”며 “정당한 행정 절차를 거쳤다면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질의 내내 배 의원은 “위법성이 짙은 신청 건을 무분별하게 승인해놓고, 정작 이를 확인하려는 입법부의 권한마저 은폐로 대응하는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배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주민 접촉 신청서 사본과 심사 경위가 담긴 내부 자료 일체를 즉각 제출할 것을 통일부에 명령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배 의원의 질타가 단순히 통일부의 행정 실태를 지적하는 차원을 넘어, 차기 국정감사 등에서 남북 교류 정책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검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남북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법적·안보적 검토를 거치지 않은 ‘행정 편의적 승인’이 지속될 경우,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일부가 국회의 검증 요구에 어떠한 방식으로 답할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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