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인절미 열풍에 '떡지순례'까지…SNS 재조명된 압구정 떡 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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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인절미 열풍에 '떡지순례'까지…SNS 재조명된 압구정 떡 상권

르데스크 2026-04-15 13:00: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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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압구정동 일대의 유명 떡집을 찾아다니는 이른바 '떡지순례'가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떡지순례는 떡집과 성지순례의 합성어다. 압구정은 오랜 기간 부촌과 고급 상권의 상징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에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SNS를 중심으로 '떡 맛집'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용자들이 다양한 매장을 방문해 시식 후기를 공유하는 콘텐츠가 확산되면서 기존의 지역 이미지에 디저트 트렌드가 결합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부촌 압구정…도보로 10분 이내에 유명 떡집만 6곳

 

'호박인절미'는 두쫀쿠, 버터떡을 잇는 SNS발 유행 디저트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5일 구독자 77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할말넘많'이 공개한 광주 여행 브이로그 영상에서 해당 메뉴가 소개된 이후 판매처인 광주광역시 향토 떡집 창억떡에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채널 운영자 강민지 씨는 영상에서 "얼려 먹는 것보다 확실히 더 맛있다. 훨씬 쫄깃하다"며 호평을 남겼다.

 

▲ 떡과 관련된 SNS 해시태그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누리꾼들에게 입소문이 난 이후 해당 영상이 55만 조회수를 기록하게 되면서 SNS에서는 두쫀쿠와 버터떡을 잇는 새로운 디저트로 인기를 얻게 됐다. 인스타그램에서 '창억떡' 혹은 '호박인절미'를 검색하면 각각 5000개, 4만개 이상이 검색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게시물들을 살펴보면 "호박인절미를 박스째 구매하려고 1시간 줄 서서 기다렸다", "평일 늦게 가면 '코코아설기'는 품절이다" 등 창억떡집에 방문했던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름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었다. 특히 일부 게시글은 2만3000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해당 매장이 지방에 위치해 있다는 점은 접근성의 한계로 작용한다. 서울역에서 매장까지 이동하는 데만 3시간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있어 방문이 어려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서울 내에서 맛볼 수 있는 '떡 맛집'을 찾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가 이러한 흐름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압구정떡'을 검색하면 1000건 이상의 게시물이 노출되며 서울 3대 떡집인 '#압구정공주떡'과 '#도수향' 역시 각각 5000건, 5000건 이상의 콘텐츠가 축적돼 있다.

 

압구정동은 1970~80년대 이후 현대아파트, 미성아파트와 같은 고급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전통적인 부촌으로 자리 잡았다. 당시부터 전통 행사와 명절 문화를 중시하는 중산층 이상의 거주 비율이 높았다. 이로 인해 제사, 돌잔치, 혼례 등 각종 의례에 사용되는 떡 수요가 꾸준히 발생했고 자연스럽게 전문 떡집들이 자리를 잡게 됐다.

 

▲ 압구정은 19070년대 이후 고급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전통적인 부촌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사진은 압구정역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의 모습. ⓒ르데스크

  

여기에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을 중심으로 형성된 고급 상권 역시 영향을 미쳤다. 명절 선물과 기업용 답례품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떡은 단순한 간식을 넘어 프리미엄 선물로 자리매김했고 품질과 브랜드를 갖춘 떡집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고객들에게 한 번 신뢰를 얻을 경우 세대에 걸쳐 같은 매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안정적인 수요가 유지된다. 특히 강남구 특유의 높은 소비 수준과 까다로운 기준 속에서 살아남은 매장들은 자연스럽게 '검증된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압구정에 모인 서울 3대 떡집…전통 병과부터 이북식 인절미까지 가지각색

 

압구정동 일대에는 '서울 3대 떡집'으로 불리는 매장 가운데 두 곳이 자리하고 있으며,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다양한 떡집들이 밀집해 있다. 답례품과 명절 선물 수요가 높은 지역 특성상 자연스럽게 고급화된 떡 문화가 형성됐고, 이는 다른 상권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통 디저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매장들도 주목받고 있다. 현대고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한 약과 전문점은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최근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이곳은 1963년부터 궁중병과를 연구해온 장인이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자약과와 대만두과, 대모과 등 일반 소비자에게는 다소 생소한 전통 한과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몇 년 전 '할매니얼' 트렌드가 확산되던 시기부터 꾸준히 언급되며 전통 디저트 소비층 확대 흐름과 맞물려 성장해온 사례로 꼽힌다. 

 

해당 매장은 약과뿐 아니라 '이바지 떡'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바지 떡은 혼례나 상견례 등 중요한 의례에 사용되는 고급 떡으로, 구성과 품질이 중요한 만큼 대부분 주문 제작 방식으로 판매된다. 이 때문에 사전 예약 없이 방문할 경우 구매가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최소 며칠 전 예약이 필요하다는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 SNS에서 유명한 압구정에 있는 떡집들의 모습.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압구정역 5번 출구 인근에는 이북식 인절미 전문점들도 다수 자리하고 있다. 이북식 인절미는 찹쌀떡에 흰 팥고물을 입히는 방식으로 일반 인절미보다 담백하고 쫄깃한 식감을 특징으로 한다. 일부 매장에서는 돌절구를 활용한 전통 제조 방식을 강조하며 '당일 생산·당일 판매'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평일 오후 시간대에도 상당수 제품이 조기 소진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르데스크가 방문한 한 매장에서는 오후 5시 기준 대부분의 제품이 판매된 상태였으며 일부 품목만 남아 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생산량을 한정해 운영하다 보니 늦은 시간에는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평일에는 간식 수요가, 주말에는 상견례나 선물용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배찬미 씨(28·여)는 "어머니와 함께 예전부터 종종 찾던 곳인데 메뉴가 이북식 인절미 한 가지뿐이고 구매도 쉽지 않지만 이곳만큼 맛있는 집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창억떡이 유행하는 것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접했지만 호박인절미를 못 먹어서 아쉽다면 이곳도 한 번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며 "포장도 정갈하고 고급스러워 단순한 구매를 넘어 선물용으로도 만족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매장 관계자는 "당일 판매 가능한 수량만 한정적으로 생산하다 보니 늦은 오후에 방문할 경우 원하는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평일에는 간식으로 구매하시는 분들이 많고 주말에는 상견례 등 중요한 자리를 앞두고 양가 부모님께 드릴 선물용으로 찾는 고객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 서울 3대 떡집으로 불리는 곳 중 두 곳이 압구정동 일대에 위치해 있다. 사진은 서울 3대 떡집 중 한 곳에서 판매 중인 이북식 인절미집 앞에 모여있는 사람들의 모습. ⓒ르데스크

 

서울 3대 떡집으로 꼽히는 또 다른 매장 역시 압구정에 자리하고 있다. 1960년대 대전에서 시작된 이 매장은 이후 서울로 이전하며 고급 떡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대표 메뉴인 흑임자 인절미는 케이크 형태로도 제작이 가능해 기념일이나 선물용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다양한 제품을 조합한 선물 세트 구성도 가능하다. 매장 전반은 현대적인 분위기로 꾸며져 있어 전통 식품 소비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압구정역 3번 출구 인근에는 3대째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병과 전문점도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궁중 음식과 양반가 음식을 기반으로 한 전통 병과를 선보이며 오랜 기간 단골 고객층을 유지해왔다. 밥풀강정, 설기떡, 매엽과 등 다양한 제품을 전통 방식으로 제조하고 있으며, 일정 수량만 생산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사전 예약이나 이른 방문이 요구된다.

 

소비자 양영순 씨(68·여)는 "현재는 압구정을 떠나 잠원동에 거주하고 있지만 선물할 일이 있으면 여전히 이곳을 찾는다"며 "맛이 고급스럽고 포장도 정갈해 선물용으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평일 늦게 방문하면 원하는 병과를 구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주로 예약을 이용한다"며 "오늘도 내일 만날 손님을 위해 구매하러 왔고 입맛에 워낙 잘 맞는 곳이라 앞으로도 자주 찾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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