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인근 해상서 과밀 탑승·풍랑 등으로 사고…일부 생존자 구조
(자카르타=연합뉴스) 손현규 특파원 = 미얀마 로힝야족 난민과 방글라데시인들이 함께 탄 배가 인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해 250명이 실종됐다.
15일(현지시간)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난민기구(UNHCR)는 전날 성명에서 "방글라데시 남동부 콕스바자르 테크나프에서 출발해 말레이시아로 가던 트롤선(어선)이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로힝야족 난민과 방글라데시인 등 250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됐다.
UNHCR은 강풍이 불고 파도가 거친 상황에서 과밀 탑승 등으로 인해 사고가 났고, 실종자 중에 어린이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사고 선박은 280명가량을 태운 채 지난 4일 방글라데시에서 출발한 것으로 파악됐으나, 정확한 사고 발생 시간은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방글라데시 해안경비대는 지난 9일 자국 선박 한 척이 인도 영토인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 인근 해상에서 드럼통과 통나무를 붙잡고 있던 9명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구조된 이들은 침몰 선박에 탑승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생존자인 라피쿨 이슬람은 AFP에 인신매매범들이 말레이시아에서 일자리를 주겠다고 해서 배를 탔다고 했다.
그는 "여러 명이 트롤선 내 구금 구역에 갇혀 있었고 일부는 그곳에서 사망했다"며 "깊은 바다에서 한 선박에 구조되기까지 36시간가량 표류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년 동안 로힝야족 난민들이 배를 타고 말레이시아 등지로 입국을 시도하다가 사고로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인신매매 조직은 이들로부터 1인당 통행료로 최대 3천500달러(약 513만원)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낡은 배에 지나치게 많은 이들을 태웠다가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지난해에도 5천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미얀마나 방글라데시에서 난민선에 탔으며 이들 가운데 60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는 공동 성명에서 "이번 비극은 장기화한 난민 생활로 발생한 참혹한 인명 피해"라며 "로힝야족을 위한 해결책이 여전히 없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현재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 난민촌에는 100만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살고 있다.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많이 사는 미얀마에서 소수민족으로 오랫동안 탄압 받았고, 2017년 미얀마군이 대규모 소탕 작전을 벌이자 73만명가량이 방글라데시로 피난했다.
당시 미얀마는 로힝야족의 본거지인 서부 라카인주에서 발생한 경찰초소 습격 사건의 배후로 로힝야족 무장단체를 지목했고, 이들을 소탕한다는 명목으로 대대적인 진압 작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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