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김주현 기자] “제 세계관을 구경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정혜련 작가의 행복은 이렇게 해석되는구나’, 이 지점을 공감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 작품 대부분이 어두운 색감 없이 밝은 분위기인 만큼 경치를 보며 산책하듯 살펴봐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행복한 삶의 비결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라 했던가. 혜광스님이 남긴 말을 굳이 꺼내보지 않더라도 ‘SPIELRAUM(이하 슈필라움)’을 소개하는 정혜련 작가의 눈이 반짝였다.
정혜련 작가는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지지투갤러리에서 열세 번째 개인전 ‘슈필라움’을 연다. 문화매거진 주최·주관으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정혜련 작가의 작품 세계관을 총망라하는 자리이자 각자의 행복을 떠올리는 기회다.
“‘슈필라움’은 제 작업실 사각사각플레이스 스튜디오 이름이자 독일어 ‘슈필’과 ‘라움’을 조합한 단어예요. ‘슈필’은 ‘놀이’라는 뜻이고 ‘라움’은 공간이란 의미인데, 결국 ‘나만의 놀이공간’, ‘나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곳이라는 거죠. 휴식과 여유의 공간이랄까요?”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를 외치는 이 판국에 여유와 휴식, 행복은 어쩌면 동떨어진 일이 아닐까- 하는 염세적인 생각도 잠깐 들지만, ‘작업 자체가 행복’이라며 미소 지은 정혜련 작가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행복은 마음먹기에 따라 제법 가까이에 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사실 휴식과 여유도 저에게 있는 키워드라기보다는 저도 꿈꾸고 있는 인생 가치관이죠. 건강한 삶을 살아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잖아요. 작업을 하며 마음가짐을 위한 수양을 하는 거죠. 스스로 세뇌하는 거예요. (웃음) 언젠가는 그렇게 살고 싶어서 그 마음을 담아 표현하는 거예요.”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 의식은 ‘아직 본인에게 없는 것’이지만, 세잎 클로버나 별, 무지개 같은 귀여운 소재들은 그의 경험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모두 우리 곁에 있는 것들이잖아요. 저는 그런 소소한 것들을 볼 때 행복을 느끼거든요. 소재는 제 경험에서 갖고 왔지만 주제는 제가 바라는 이상향이지요. 지금 건강을 단언할 수 없지만 건강하고 싶으니까요. 더 작은 것에도 만족하고 싶고요.”
‘슈필라움’에 대해 더 깊게 파고들던 작가가 잠시 숨을 고르고 꺼낸 첫마디. “전 늘 마음이 바쁜 사람이에요.”
“그래서 여유가 없어요. 여유로움이라는 게 익숙지 않더라고요.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고요. 그런데 그나마 쉴 수 있는 공간이 저에겐 작업실이었던 거죠. 작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내가 다 정할 수 있는 거잖아요. ‘왜 이 색을 골랐어?’ 답은 하나. ‘내가 고르면 그게 답이다’. 근데 작업실을 나가면 남을 의식한단 말이죠. 남을 우선으로 하는 게 어떻게 보면 배려이고 책임감이라지만 결국 나를 뒷전으로 두게 되는 거잖아요. 하지만 작업할 때만은 내가 다 정하는 거예요. 물론 모든 선택이 어렵긴 하지만 정해야만 진도가 나가는 거니까 ‘성취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내 것’이 남으니까.”
실제로 작가는 개인 작업 외 다양한 프로젝트와 미술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작업으로만 생활을 이어갈 수 없는 경제 상황’이 안타깝고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나의 어떤 것들이 쌓여가고 있다는 게 보이는 덕분”이란다.
“내 것이 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시점에 이번 전시가 열려 타이밍이 좋은 것 같아요. 제 작품 세계를 종합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요.”
‘슈필라움’에선 정혜련 작가의 구작과 신작은 물론 3D펜(열을 이용해 필라멘트라는 재료를 녹여 창작하는 도구)을 이용한 입체 작업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을 전망. 캔버스 위 붓질을 넘어 다양한 재료를 연구하고 활용하는 ‘작가 정혜련’의 진면목을 체감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죠. (웃음) 3D펜 작업은 1~2년 전부터 시작했는데요, 이번 개인전 때 아주 크진 않더라도 3D펜 관련 작업을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저는 동양화를 전공했지만 이것저것 많이 하잖아요? 저만의 큰 바운더리를 만드는 거죠. 내 작품 세계관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다… 이게 ‘작가 정혜련’의 몫이기도 하고요.”
약 한 시간 정도 진행된 인터뷰 말미, 그는 “‘꾸준히’ 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사실 작가로서 성장하기 위해 꾸준히 붓을 놓지 않고 작업을 이어 나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닌 듯하다. 그럼에도 그림을 가까이 두고 싶다. 미술가로서 그림으로 행복을 전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슈필라움’에 오신 분들이 ‘정혜련의 그림은 따뜻하다’, ‘행복하다’ 이런 느낌을 받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이 따뜻함과 행복함을 느껴주시기만 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전시 정보]
문화매거진 주관 정혜련 개인전 ‘슈필라움’
서울 성동구 서울숲6길 17 지하 1층
2026.04.21(화)~2026.04.27(월)
12:0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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