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고용 시장이 ‘지표상 호황’과 ‘내부적 고립’이라는 두 얼굴을 보이고 있다. 전체 고용률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고용률 70% 시대(15~64세 기준)’를 열었지만, 정작 경제의 허리인 청년층과 전문직 고용은 뒷걸음질 치며 세대 간·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15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65만 1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만 1천명 증가했다.
전체 고용률은 63.2%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상승하며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70.1%를 달성해 정부가 목표로 해온 ‘고용률 70%’ 고지에 올라섰다. 실업률 또한 전년보다 0.3%포인트 하락한 2.6%로 내려앉으며 하향 안정세를 유지했다.
산업별로는 고령화 사회의 흐름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돌봄 수요 증가에 따라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가 13만 5천명 급증하며 전체 증가 폭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배달 및 물류업을 포함한 운수 및 창고업(+8만 3천명)이 뒤를 받쳤다.
반면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4만 2천명)과 공공 부문의 공공행정·국방(-5만 2천명)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수출 경기와 직결된 제조업 현장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이 감소(38.6시간 → 38.3시간)하는 등 산업 현장의 활력은 지표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지표상의 온기에서 청년들은 소외됐다. 15~29세 청년층 고용률은 45.8%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하락했고, 반면 청년 실업률은 7.4%로 0.3%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실업률이 낮아지는 추세와 정반대다.
실제로 연령별 취업자 증감을 보면 60세 이상에서 40만 1천명이 늘어난 반면, 20대(-14만 1천명)와 40대(-7만 1천명)에서는 취업자가 대폭 감소했다. 은퇴 후 일터로 돌아온 고령층이 고용 지표를 지탱하고 있을 뿐, 청년들이 원하는 민간 일자리는 여전히 ‘바늘구멍’이라는 방증이다.
지위별로는 상용근로자가 35만명 증가하며 고용의 안정성이 다소 개선됐으나,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가 60세 이상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또한 육아 인구는 11만 5천명 감소했지만, 고령화로 인한 연로 인구(+8만 1천명) 증가가 비경제활동인구의 주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고용률 70% 달성은 고무적이지만, 청년층 실업률 상승과 전문직 고용 감소는 향후 경제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며 "고령층 위주의 공공 일자리보다는 청년층이 유입될 수 있는 고부가 가치 산업의 일자리 창출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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