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웹툰 뒤에 사람 있습니다…이야기 그 너머의 세계를 만드는 사람, 웹툰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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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웹툰 뒤에 사람 있습니다…이야기 그 너머의 세계를 만드는 사람, 웹툰PD

위키트리 2026-04-15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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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우리는 모두 선택받은 아이들이었다."

많은 아이를 웃고 울렸던 소년 만화 '디지몬 어드벤처'의 OST '버터플라이(Butterfly)' 유튜브 영상에서 처음 나온 말이다. 이 문구는 어릴 때 애니메이션 TV 채널인 '투니버스'를 통해 만화를 즐길 수 있었던 세대를 뜻한다. 그때 그 시절 "우리는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꿈을 꾸었다"라는 뜻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이나 유튜브가 없던 시절, 정해진 시간에 TV 앞에 앉아야만 만화를 볼 수 있었던 경험은 많은 아이에게 특별한 추억이 됐다.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만화를 즐기는 방법이 꽤 많이 변화했다. 대부분의 일을 스마트폰으로 해결할 수 있는 요즘, 굳이 책을 사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 만화를 손쉽게 즐길 수 있다. 투니버스의 시대를 지나 바야흐로 'K-웹툰'의 시대가 펼쳐진 것이다.

웹툰은 가로로 읽는 일반 만화와 달리 스마트폰 스크롤을 내리며 '세로로' 감상하는 매체다. 과거 만화라는 장르 자체가 읽기만 해도 부모님께 혼나거나 몰래 숨어서 봐야 했던 비주류 취미로 여겨졌던 것과 비교하면 그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실제로 오늘날 웹툰은 우리 삶 깊숙이 침투해 있다. 집에서 TV만 틀면 '웹툰 원작', '웹소설 원작'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으며, 영화관에서도 웹툰 원작 영화가 상영된다. 온갖 팝업스토어와 이벤트, 행사가 진행되는 요즘, 웹툰의 파급력은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귀여운 세포들의 이야기와 설레는 로맨스로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엄청난 제작 스케일을 자랑했던 천만영화 '신과 함께' 등 이 모든 콘텐츠의 '뿌리'는 결국 웹소설과 웹툰이다.

그렇다면 이 '뿌리'를 만들기 위해, 매주 독자들에게 완벽한 작품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은 과연 누구일까. 콘티, 선화, 채색 등 촘촘한 웹툰 공정을 담당하는 작가들의 노고가 분명 클 테지만, 이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인물이 존재한다. 바로 '웹툰 PD'다.

넷플릭스 '월간남친' 속 한 장면 / 유튜브 'Netflix Korea 넷플릭스 코리아'

웹툰 PD는 조금 생소할 수 있는 직업이다. 하지만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월간남친'에서 배우 지수가 맡은 '미래'의 직업으로 등장하면서 화제가 됐다. 의사, 변호사 등 다양한 직업이 드라마에서 다뤄졌지만, 웹툰PD가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웹툰 PD는 말 그대로 작품을 프로듀싱하는 인물이다. 타이트한 일정에 작가들과 함께 마감에 쫓기기도 한다. 그럼에도 작가들과 소통하며 웹툰을 제작하고, 독자들의 반응을 살피며 최상의 퀄리티를 뽑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독자들은 매주 올라오는 웹툰을 어쩌면 5분, 아니 1분 만에 스크롤을 내려 읽지만, 그 한 편을 만들기 위해 웹툰 뒤에서 작가들과 PD는 고군분투하고 있다.과연 그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웹툰을 제작하고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이 알 법한 네이버웹툰, 카카오웹툰 등 대형 플랫폼 사이에서 그 자리를 꿋꿋이 지키며 해외 독자들에게 K-웹툰을 전달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태피툰 스튜디오'의 웹툰 PD들이다.

2016년 탄생한 태피툰은 글로벌 웹툰 플랫폼이다.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다국어 서비스를 지원하며 로맨스 판타지부터 BL, 드라마, 액션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2021년 7월 설립한 '태피툰 스튜디오'에서는 글로벌 웹툰 플랫폼 태피툰의 오리지널 IP를 기획·제작하고 있다.

K-웹툰의 중심에서 독자들과 소통하며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태피툰 스튜디오 웹툰 PD에게 작품 제작 과정과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태피툰 스튜디오 '황자의 보모 특기는 암살입니다' 표지 / 태피툰 스튜디오 제공
- 태피툰이 어떤 플랫폼인지 소개해주세요. 아울러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대표작도 얘기해주세요.

배수정 PD : 안녕하세요. 태피툰 스튜디오에서 웹툰 PD로 일하고 있는 배수정입니다. 현재 웹소설 원작 기반의 노블코믹스와 오리지널 웹툰의 기획·제작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태피툰은 한국의 웹툰·소설 IP를 글로벌 독자에게 소개해 온 스토리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특히 로맨스 판타지, 로맨스, BL 등 여성향 장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태피툰 스튜디오에서 선보인 ‘이 가문은 막내를 살립니다’와 ‘황자의 보모, 특기는 암살입니다’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제 담당 작품이기도 한데요, 두 작품 모두 강한 캐릭터성과 장르적 재미, 그리고 글로벌 독자도 직관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서사를 잘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가문은 막내를 살립니다’는 오는 27일 카카오페이지에서 런칭하니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한솔 PD: 안녕하세요, 태피툰 스튜디오 리드 PD 이한솔입니다. 글로벌 독자를 타깃으로 다양한 장르의 웹툰을 기획·제작하는 것이 제 주요 업무입니다. 담당 작품을 제작하는 이외에도 스튜디오 전반의 방향성을 계획하고 신규 작품들의 퀄리티를 체크하며 총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제가 담당하는 작품인 '사이코패스 흑막과 파혼하는 50 가지 방법'이 태피툰에서 런칭됐는데요. 기존 로맨스판타지 장르의 익숙한 구조를 활용하면서도 클리셰를 벗어나는 개그 포인트가 있어 통통 튀는 로맨틱코미디 작품입니다. 누구나 가볍고 편안하게 볼 수 있으니 모두 즐겁게 봐주시면 기쁠 것 같습니다.

- 최근 넷플릭스 '월간 남친'에 '웹툰 PD'가 처음 등장해 화제를 모았는데, 업계 동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배수정 PD: 사실 저희 입장에서는 항상 작가님 뒤에 숨겨져 있던 존재여서 이런 관심을 받는 것이 생소하고 살짝 부끄러운 부분이 있는데요. 대중에게도 웹툰 작가님이나 플랫폼은 익숙하실 테지만, 드라마에서 저희 업무를 살짝 소개해주신 것처럼 웹툰 PD는 창작자와 산업, 그리고 독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드라마적인 연출과 실제 업무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이번 관심을 계기로 웹툰 산업이 보다 입체적으로 알려졌으면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이한솔 PD: 웹툰PD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직무이다 보니 주변에 제 업무에 대해 설명할 때마다 항상 말이 길어지곤 했는데요. 드라마에서 직업이 조명되니 확실히 이전보다 더 수월하게 소개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런 변화에 대해 저뿐만 아니라 많은 동료분이 굉장히 흥미롭게 느끼고 있습니다.

태피툰 스튜디오 대표작 '아슈타르테' / 태피툰 스튜디오
- 실제로 웹툰 PD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가요? 하루 일과나 업무 흐름을 소개해 주신다면?

배수정 PD : 업무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먼저 원작 IP 검토나 오리지널 기획을 진행하는 기획, 작가님과 시놉시스·콘티·연출 방향을 조율하는 제작 관리, 그리고 플랫폼별 론칭 일정과 프로모션 포인트를 협의하는 유통 관련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시기마다 다르지만 보통 원고 및 콘티 검수, 작가님 피드백 정리, 내부 미팅, 신규 작품 검토를 반복하는 일과를 보냅니다. 회의가 있는 날은 종일 ‘어떻게 해야 이 웹툰이 재밌을까’ 고민만 하다가 끝나기도 해요. 웹툰PD는 창의성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가 동시에 필요한 직무라고 생각합니다.

이한솔 PD : 웹툰 PD는 한마디로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설계하고 책임지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웹툰 PD는 신규 작품을 발굴하고 기획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작가 섭외 및 협의, 원고 피드백, 작업 일정 관리까지 작품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진행해야 합니다.

특히 중요한 부분 단순히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이 작품이 어떤 독자에게 어떻게 소비될 것인가'를 계속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매출을 확인하거나 유통 전략을 세우고, 플랫폼 데이터 자료를 파악하는 등 시장의 흐름도 꾸준히 파악해야 해요.

태피툰 스튜디오 대표작 '내 남편의 정부에게' 표지 / 태피툰 스튜디오
- 작품을 기획하고 선별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배수정 PD :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첫 회차부터 독자를 붙잡을 수 있는 흡입력이 있는가'입니다. 웹툰은 회차 단위로 소비되는 매체라서 초반에 캐릭터와 갈등이 얼마나 빠르게 각인되는지가 중요합니다.

설정의 신선함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캐릭터의 욕망과 관계성이 얼마나 선명한지 많이 봅니다. 특히 태피툰 스튜디오는 여러 국가의 독자가 동시에 읽는 환경을 전제로 하기에 장르 문법이 명확하면서도 감정선이 직관적인 작품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또한 텍스트로 흥미로운 이야기라도 웹툰으로 옮겼을 때 컷 연출과 회차 말미의 후킹이 살아나는지 꼭 확인합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독자들의 ‘충성도’를 확보할 수 있는 작품인지도 내부에서 많은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내 남편의 정부에게' 속 한 장면 / 네이버웹툰 캡처
이한솔 PD :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목표로 하는 독자층을 얼마나 정확하게 겨냥하고 있는가'입니다. 글로벌 유통이 중요해진 지금의 시장에서는, 무엇보다 타깃 국가별 독자층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태피툰 스튜디오는 국가별, 플랫폼별 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자들이 선호하는 키워드와 서사를 분석하고, 이를 작품 기획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성공 공식을 단순히 반복하기보다는 검증된 요소와 새로운 시도를 균형 있게 결합하는 방식입니다.

특히 올해 2분기부터는 노블코믹스뿐만 아니라 새로운 오리지널 작품들도 선보일 예정이니 많이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넷플릭스 '월간남친' 속 한 장면 / 유튜브 'Netflix Korea 넷플릭스 코리아'

- PD로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과 업계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배수정 PD : 독자 반응이 좋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초반부터 고민했던 캐릭터의 매력이나 감정선, 후킹 포인트에 독자들이 정확히 반응해 주실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 하나는 작가님과 오랜 시간 함께 고민한 작품이 점점 더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발전해 갈 때입니다.

업계를 준비하시는 분들께는 세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장르를 구조적으로 분석하는 힘, 둘째, 창작자와 조직 사이를 조율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역량, 셋째, 좋은 아이디어를 실제 결과물로 완성해내는 실행력입니다.

이한솔 PD: 저 또한 작품이 공개된 이후 독자 반응을 직접 확인하게 되는 순간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사실 작품을 제작하는 동안에는 온갖 결과를 떠올리며 내심 막연한 불안과 긴장을 느낄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런칭 이후 작품을 재미있게 감상하는 독자들의 반응을 확인하게 되면 그간의 고생이 모두 잊힐 만큼 큰 보람이 느껴집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국가의 독자들이 같은 작품을 즐기는 모습을 볼 때 더욱 큰 의미가 느껴지기도 하고요.

웹툰 PD를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크게 세 가지 역량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첫째, 좋은 컨텐츠를 파악할 수 있는 안목. 둘째, 시장 상황을 두루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사고. 셋째, 이러한 판단들을 작가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바로 그것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결국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열정이 있다면 역량도 함께 향상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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