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운영, 민간에 맡겼더니…다단계 하청구조에 1km당 관리인력 단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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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운영, 민간에 맡겼더니…다단계 하청구조에 1km당 관리인력 단 5명

프레시안 2026-04-15 07:55:17 신고

3줄요약

지하철 9호선, 신분당선, 서해선, GTX-A 등 수도권 시민의 주요 이동수단이 된 민자 철도·지하철 부실 운영이 심각합니다.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한 다단계 위탁구조와 최저가 낙찰제가 만성적 인력 부족과 시민 안전 위협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로잡고자 지난 2일 국회에서 '민자철도 부실운영 방지법'이 발의됐습니다. 해당 법안의 필요성과 민자철도 운영 실태를 담은 세 편의 글을 기고합니다. - 공공운수노조

GTX-A는 수도권 시민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지역 간 이동방식을 바꾸는 핵심 공공 인프라다. 그런데 그 운영 구조를 들여다보면, 공공서비스여야 할 철도가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사업의 논리로 설계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임은 분산되고 이익은 민간에 집중되며 그 부담은 노동자와 시민에게 돌아오는 구조다. 이 글은 GTX-A를 비롯한 민자 철도의 사업 구조가 왜 문제인지, 그리고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를 짚는다.

GTX-A는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된 구간과, 재정으로 건설된 구간으로 나뉜다.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된 구간은 장기 BTO(Build-Transfer-Operate) 계약에 따라 30년 동안 민간 시행사에 운영권이 있다. 실제 운영은 다단계 하청구조로 이뤄진다. 시행사는 GTX 노선 운영을 서울교통공사에 위탁하고 있으며, 서울교통공사는 이를 다시 자회사에 재위탁하고 있다.

시민이 이용하는 GTX-A 노선은 하나로 연결돼 있는데, 정작 운영을 책임지는 주체는 주무관청과 시행사, 운영사와 운영사의 재하청을 받은 자회사로 분절되 있는 것이다. 평상시에는 이런 구조의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지만, 열차 지연, 시스템 장애, 안전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이상황 발생 시 다단계 하청 구조는 책임소재를 흐리게 하고 의사결정을 느리게 한다. 철도처럼 전체가 망으로 연결돼 있어 통합적인 판단과 적시 대응이 중요한 영역에서 권한과 책임이 분절된 구조는 치명적 약점이 될 수 있다.

민자철도의 더 큰 문제는 이익은 민간이 가져가고, 책임은 공공이 전적으로 떠안는 구조라는 것이다. 정부는 그 동안 민간투자사업의 장점으로 재정 절감, 빠른 공사 기간 등을 내세워왔지만 실제로는 민간 업체의 투자금 회수를 보장하기 위해 오히려 재정이 축나는 경우가 많았다. 재구조화 전의 서울시 9호선 1단계가 그랬고, 용인경전철이 그랬다.

공사가 빨라진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GTX-B 노선과 GTX-C노선은 최근 물가 상승에 따라 공사비가 인상되자 민간 투자 사업자들이 공사비 인상분을 정부가 보전해달라고 해 공사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재정부담 완화도, 공사기간 단축도 모두 되지 않는다면, 구태여 공공성을 훼손하면서까지 민간 투자 사업으로 철도를 건설하고 운영할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 철도는 민간 업자의 수익 추구보다 공공성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더 중요한 영역이다. 그런데 민간 사업자에 운영을 맡기면 이윤을 늘리기 위해 비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해지고, 이는 결국 무리한 인력 감축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GTX-A의 유지관리 인력은 전국 철도·지하철 운영기관과 비교해 매우 적다. GTX-A 3단계 개통 기준 1킬로미터당 유지관리 인력이 5명에 불과하다. 반면, 서울교통공사는 50.8명, 인천교통공사는 44.1명, 부산교통공사는 42.1명, 9호선 1단계는 25.1명이다. 광역급행철도와 일반 도시철도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이 격차는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사회적 규제 없이 민간 업체에 철도 운영을 맡길 때 어떤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노동조건 문제도 가볍게 볼 수 없다. GTX-A 운영사의 임금 수준은 다른 주요 철도 지하철 운영기관에 비해 현저히 낮은 편이다. 반대로 교대 근무자의 노동강도는 높고, 노동시간은 길다. 낮은 처우와 인력 부족은 결국 숙련인력의 현장 이탈, 피로 누적, 조직 안정성 약화로 이어진다. 철도 안전은 장비만으로 지켜지지 않는다. 충분한 인력, 적정한 처우, 안정적인 운영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유지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문제들은 단순히 민자 철도 지하철에 대한 정부의 관리 감독 강화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 현행법이 주무관청의 관리 감독 권한을 인정하고 있으나, 어디까지나 '사업시행자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그러하기 때문이다.(사회기반시설에대한민간투자법 제45조) 다단계 민간 위탁에 따른 권한·이윤과 책임 간 불일치, 인력 부족, 노동조건 악화로 인한 운영 불안정 모두 민자 사업 시행자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의 범위에 속하는 문제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따라서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법 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다.

'민자 철도 지하철 부실운영 방지법'은 사회기반시설 민간 투자 사업자의 자유로운 경영활동'만' 보장하던 기존의 제도를, 철도 산업의 공공성과 노동자·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로 바꾸기 위한 법이다. 공공 철도와 지하철(도시철도)의 민간위탁을 금지하고, 민간 사업자가 운영하는 철도 지하철이라 할지라도 최소한의 안전 기준, 인력 기준, 노동조건 기준을 수립함으로써 공공서비스의 최소 수준을 보장하기 위한 법안이다.

민자 철도 지하철의 비중이 벌써 전체 철도 지하철의 15%를 넘어선 지금 꼭 제정돼야 한다. 이 법은 시민의 안전만큼이나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권리와도 직결된다. GTX-A를 운영하는 노동자들이 이 법의 통과를 간절히 바라는 것도 그 때문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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