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BH엔터테인먼트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하정우, 유지태, 이정재를 이을 새로운 ‘배우 출신 감독’이 탄생했다. 장동윤이 장편 영화 연출자로서 첫발을 내디딘 ‘누룩’이 15일 개봉한다. 앞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소개돼 주목 받기도 했던 ‘누룩’은 양조장 집 딸 열여덟 소녀 다슬(김승윤)이 사라진 누룩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린다.
데뷔작으로 독특한 소재의 독립영화를 선택한 장동윤 감독은 “첫 장편 만큼은 규모보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확신의 이야기를 연출하고 싶었다”며 “‘누룩’이야말로 나만의 색깔과 시선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힘줘 말했다.
O“코로나때 떠올린 이야기”
장동윤은 ‘사라진 누룩을 찾아 나서는 여정’이라는 영화적 설정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상이 잠시 멈췄던 때 “처음 떠올린 이야기였다”고 했다. ‘김치가 사스를 예방한다’는 과거의 속설에 맞물려 “특별한 효능이 있는 막걸리가 있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봤다.
“‘누룩’은 사실 소재일 뿐 제가 진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신념’이었습니다. 다슬이 누룩에 보이는 집착은 일종의 신념이죠. 남들이 뭐라고 하든 본인이 믿는 것을 끝까지 좇는 과정, 그리고 그 안에서 흔들리는 감정을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니까요.”
직접 메가폰을 잡아보니 현장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그는 “모든 질문에 ‘정답을 가진 척’해야 하는 감독의 중압감을 경험했다”며 “앞으로는 연출자의 말을 더 잘 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이 영화를 찍은 뒤 주연 배우로 참여했던 드라마 ‘사마귀’의 변영주 감독에게는 벌써 “충성 맹세를 했다”는 농담 섞인 진심을 전하기도 했다.
영화 ‘누룩’ 스틸, 사진제공|㈜로드쇼플러스
직접 메가폰을 잡아보니 배우로서 가졌던 태도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됐다. 그는 모든 것을 “온전히 이해하고 납득해야만” 했던 연기에 대한 고집을 ‘개똥철학’이라고 표현하고는, 현장의 물리적 제약을 간과했던 시간들을 돌이켰다.
“배우의 욕심을 알지만, 작품이란 연출자가 구축한 세계 안에서 즉각적으로 표현하는 게 더 중요하더라고요. 그래서 배우에게 ‘지금은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냥 표현해달라’고 요청해 간혹 부딪히기도 했어요. 당장 연기자들은 그런 요청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나중에는 ‘다 감독 말이 맞았구나’ 하고 알게 되죠, 저도 그랬거든요.”
첫 장편 연출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차기작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한 번 해보니 연출과 더 멀어졌다”는 이의외 대답을 내놓기도 했다. 감독의 자리란 생각보다 훨씬 무거웠다.
“당분간은 배우로서의 활동에 집중할 생각이에요. ‘언젠가’ 휴머니즘이 짙은 드라마나 다큐멘터리를 통해 ‘사람’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보고 싶기는 해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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