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나프타 쇼크에 동물병원 ‘주사기 대란’…정부 “조만간 수급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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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나프타 쇼크에 동물병원 ‘주사기 대란’…정부 “조만간 수급 정상화”

뉴스로드 2026-04-15 06:4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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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받는 반려견/연합뉴스
진료받는 반려견/연합뉴스

[뉴스로드]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나프타 공급 제한 우려가 커지면서 반려동물 의료 현장에 필수 소모품 수급 비상이 걸렸다. 주사기와 수액팩 등 석유화학 기반 의료용품의 공급이 급격히 위축되며 일부 동물병원에서는 품절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매점매석 단속과 공급망 확충, 예방접종 사업 조정 등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14일 의료업계와 대한수의사회에 따르면 최근 나프타 가격 급등으로 폴리프로필렌(PP) 등을 주원료로 하는 주사기·수액팩 공급가가 평소의 3∼4배, 일부 품목은 최대 8배까지 치솟았다. 동물병원들이 보유한 재고는 통상 2주에서 1개월 분에 불과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진료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규모 병원일수록 타격은 더 크다. 일부 병원에서는 특정 용량 주사기 재고가 이미 바닥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시내 한 동물병원 수의사 A씨는 “기존 거래처에서 받던 1cc 주사기가 동났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가격이 비싸도 어떻게든 물량을 확보하려 하지만 재고가 언제까지 버텨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수급 불안은 곧바로 진료비 인상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동물병원 B는 최근 공지를 통해 “주요 소모품 공급가 급등으로 부득이하게 진료 금액을 조정한다”며 그동안 별도 청구하지 않던 주사·수액 처치비와 입원비를 한시적으로 부과하기 시작했다. 원가 부담을 병원이 전적으로 떠안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가정에서 꾸준한 처치가 필요한 반려가구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특히 당뇨, 신부전증 등 만성질환으로 매일 주사기와 수액을 사용해야 하는 노령견·노령묘 보호자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 보호자는 “1만원 하던 주사기 한 박스가 5만원으로 올랐다”며 “단골 병원에서도 판매할 물량이 없다고 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수의계는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대한수의사회는 자회사 한수약품을 통해 확보한 물량을 긴급도가 높은 병원에 우선 배분하는 한편, 해외 제품의 신속한 수입 허가를 위해 관계 당국과 협의 중이다. 수의사회 관계자는 “당장 진료가 중단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크다”며 “필수 용량·품목 위주로 우선순위를 정해 배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도 사태 진화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의료기기 매점매석행위 금지 고시’를 발령하고, 주사기 4종과 주사침 3종을 대상으로 폭리를 목적으로 한 과도한 보유나 판매 기피 행위를 엄단하기로 했다. 적발 시 관련 법령에 따라 강력한 행정·형사 조치를 예고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긴밀히 협의해 판로 확대와 필수 의료품 원활한 공급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국내 생산량과 재고, 수입선 다변화 가능성을 종합 점검하는 한편, 의료기기 공급망 확충을 통해 동물병원 현장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동물병원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주사기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유통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동물병원이 인체용과 동일하거나 일부 특화된 주사기를 사용하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현상에 대해 실질적인 수요 파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식약처, 산업부, 복지부와 협의해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는 등 조만간 수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단체도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시행 중인 ‘광견병 예방접종 지원 사업’이 주사기 수급난으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자,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접종 지원 기간 연장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현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사업 일정과 물량 배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중동발 원료 수급 불안이 반려동물 의료 현장까지 번지면서, 필수 의료 소모품의 공급망 리스크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와 수의계는 단기적 물량 확보와 함께, 인체·동물용 의료기기 수급 구조 전반을 점검해 유사 사태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중장기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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