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은행권 가계대출 연간 증가율을 1% 안팎으로 제한하고, 이에 따른 풍선 효과를 차단하기 위해 제2 금융권에 엄격한 대출 총량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이에 농협 등 상호금융권은 비회원 신규 대출 제한에 나섰고, 보험업권은 약관대출 한도를 축소했다. 당국의 대출 규제 한도가 강화되면서 차주들 사이에선 대출이 막히고 있다.
◇은행 대출 총량부터 조인다…증가율 1%대 억제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각 은행은 당국과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논의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일 올해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며 금융권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을 1.5%로 묶기로 했다. 하지만 이는 금융권 전체 증가율로, 개별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협의를 통해 정해진다.
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관리 강도를 한층 높였다. 지속적인 가계부채 관리에도 불구하고 금융권 가계대출이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72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000억원이 늘었다.
당국은 은행권에 엄중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일부 은행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출 공급 규모가 큰 은행권의 증가율을 억제해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전반적으로 당국이 제시한 1.5%에 못 미치는 증가율이 정해지는 분위기”라며 “대출 공급량이 많은 만큼 상대적으로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풍선효과 차단 나선 당국…상호금융·보험까지 확산
당국은 은행 대출 공급량 축소에 따른 ‘풍선효과’ 차단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느슨했던 상호금융권에도 이전보다 강화된 대출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1~3월 상호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8조2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배 이상 커졌다. 은행권에 대출 총량제 등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상호금융은 증가율 억제에 나섰다. 농협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1% 초과한 단위농협에 비조합원과 준조합원에 가계대출을 중단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다. 신협은 신규 대출 심사 및 모집법인 영업 중단, 증가율 한도 초과 조합의 비조합원 대출 제한에 나섰다. 새마을금고는 이달 중 비회원 대상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한다.
보험업계의 보험약관대출도 관리 대상으로 지목됐다. 보험약관대출은 계약자 해지환급금 한도내 금액에서만 대출이 가능하다. 보험업계는 이달 초 당국의 보험약관대출 리스크 관리 주문에 대출 한도를 기존 해지환급금의 95%에서 85%로 낮췄다.
보험사 관계자는 “은행 대출 규제 강화로 풍선효과가 나타난 만큼 제2 금융권 대출 한도를 제한하겠다는 뜻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 절벽 vs 집값 안정…실수요자 반응 엇갈려
당국의 전방위 규제 강화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 범위가 확대되고 강도가 강해지면서 대출 실수요자들 사이에선 규제 목적과 효과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 한 이용자는 “현재 한국에서 대출 없이 집을 사는게 가능하냐”며 “부동산 규제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정부가 개입해 대출 창구를 전방위적으로 제한하겠다는 발상이 자본주의에 부합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은행에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차주도 대출을 받을 여건이 충분한데 대출을 받기 위해 전전긍긍해야 하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이용자는 “한국 부동산 시장의 기형적 구조를 고려하면 정부가 방향을 잘 잡았다고 생각한다”며 “시중 유동성 공급량을 줄여서라도 집값을 낮추고 빚 내서 집 사는 관행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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