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약 고가 허용, 공공의료 '제로마진' 도입…가격투명성·접근성 강화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 정부가 약값 결정체계 전면 개편을 통해 혁신 의약품 개발을 장려하는 등 바이오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국무원 판공실은 14일 '약품 가격 결정 메커니즘 개선에 관한 의견'을 발표하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총 14개 조치를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단순한 약품 가격 인하를 넘어 혁신 의약품 개발을 장려하고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우선 정부는 약품을 유형별로 나눠 가격을 책정하는 '분류 가격제'를 도입한다.
혁신성이 높고 임상적 가치가 큰 신약의 경우 초기에는 높은 연구개발 비용과 위험을 반영한 가격 설정을 허용하고, 일정 기간 가격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했다.
개량신약은 환자 편익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하도록 유도하고 복제약 등은 유사 약품을 기준으로 합리적 가격을 설정하도록 했다. 제약기업이 연구개발 비용을 회수하고 혁신 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가격 투명성도 강화된다. 정부는 의료보험국을 중심으로 약값 비교 시스템을 구축해 환자가 의약품 가격을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공립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의약품은 한약재를 제외하고 모두 지방 의약품 조달 플랫폼을 통해 구매하고, 이를 환자에게 판매할 때는 '제로마진'으로 판매하도록 했다. 병원이 약품에 별도의 이윤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 가격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또 의료보험 지정 약국에 대해서도 가격 공개와 비교를 확대하고, 온라인 약국까지 포함한 온·오프라인 가격 비교를 상시화해 시장 경쟁을 유도할 방침이다.
정부는 약품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한 관리도 병행한다. 희귀·부족 의약품에 대해서는 국가 및 지방 차원의 관리 목록을 수시로 조정하고, 원료와 포장재 가격 상승을 통제하는 한편 마취약과 1급 향정신성 의약품에는 정부 지도 가격을 적용한다.
특히 공급 부족을 빌미로 가격을 올리거나 시장을 독점해 가격을 조작하는 행위는 '레드라인(금지선)'으로 규정했다. 중국 당국은 향후 서면 질의, 원가 조사, 면담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기업의 가격 행위를 규제할 방침이다.
중국 제약 시장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 등에 따르면 작년 한 해에만 76개의 혁신 신약이 출시됐고, 해외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 금액은 1천억달러(약 147조원)를 돌파했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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