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심희수 기자】 올해 1~2월 청약 시장에선 60㎡ 이하 소형 평형에 대한 관심도가 공급자와 수요자 양단 모두에서 높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인 미만 가구의 수요 주도와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소형 평형 공급량이 맞물린 결과다. 여기에 분양가 급등과 대출 규제가 소형 인기몰이에 가세했다는 분석이다. 건설사들도 앞다퉈 소형 물량을 늘리며 시장 변화에 올라타고 있다.
14일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1~2월 전국 청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일반공급 물량 중 60㎡ 이하 세대 비중은 28.6%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평균치(11.0%)의 2.6배가 넘는다. 지역을 수도권으로 한정하면 이 같은 특징은 더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1~2월) 수도권에 공급된 세대수(일반·특별)가 총 4663호인데, 이 중 60㎡ 이하 물량은 2855호다. 전체의 61.2% 수준이다.
건설사들의 소형 평형 확대 배경에는 인구구조 변화가 첫손에 꼽히고 있다. 4인 미만 가구 중심의 젊은층이 두터워지면서 소형 평형에 대한 실수요가 구조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전국의 1인 가구는 2024년 기준 804만4948가구로 전체 가구의 34.9%를 차지했다. 이에 따른 건설사들의 고민도 적지 않다. ‘국민평형’을 84㎡에서 59㎡로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1~2월 수도권에서 분양을 진행한 주요 기업별로 살펴보면 SK에코플랜트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드파인 연희’의 전체 공급 물량 332세대 중 173세대를 60㎡ 이하 평형으로 공급했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경기 ‘안양역 센트럴 아이파크 수자인’ 406세대를 60㎡ 이하로 공급했다. 60㎡ 이상은 1세대(84㎡)에 불과했다.
쌍용건설이 공급한 경기 부천 ‘쌍용 더 플래티넘 온수역’은 4세대를 제외한 전체 공급 물량 230세대 중 226세대가 59㎡로 구성됐다. 효성중공업이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공급한 ‘해링턴플레이스 노원 센트럴’은 전체 공급 물량 61세대가 59㎡로 구성됐다. 경기 ‘두산위브 더센트럴 수원’을 공급한 두산건설은 275세대 중 273세대를 59㎡로 공급했다.
정책대출의 시장 안착이 맞물리면서 젊은층의 청약 시장 유입도 빨라지고 있다. 리얼투데이 분석에 따르면 같은 기간 30대 이하 당첨자 비율은 61.2%로, 2020년 한국부동산원의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어 40대 23.2%, 50대 11.0%, 60대 이상 4.7% 순이다. 업계에선 ‘디딤돌 대출’ 등 저금리 정책대출이 청년층의 자금 조달 부담을 낮추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증시 호조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30대 이하가 주식·채권을 매각해 서울 주택 매수에 투입한 규모는 약 5249억원으로, 전체 연령대의 35.5%를 차지하며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분양가의 지속적인 상승은 소형 쏠림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서울에 공급된 신축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5273만7000원까지 치솟았다. 수도권은 3219만4800원을 기록했다. 평형이 커질수록 총 분양가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환경에서, 정부의 잇따른 대출 규제가 대형 아파트 자금 조달의 문턱을 한층 높였다.
부동산R114 장선영 책임연구원은 “분양가 급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에 더해 도시 인구 구조의 변화, 진화된 소형 평형 설계가 더해지며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단기적인 인기 쏠림을 넘어 향후 수도권 분양시장의 수요 구조가 본격적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수요 구조 재편에 대응해 건설사들은 소형 평형의 설계 자체를 고도화하는 데 나서고 있다. 기존 59㎡의 전형적인 구조였던 ‘방 2개·화장실 1개’에서 벗어나 신혼부부와 자녀 1명이 거주할 수 있는 구조를 구현하는 식이다. 59㎡에 3·4Bay 구조를 적용해 거실과 안방 면적을 줄이는 대신 방 3개의 면적을 고루 넓히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구조적 변화에 따라 건설사의 주택 공급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며 “2~3명이 무리 없이 살 수 있는 ‘방 3개, 화장실 2개’ 평면이 59㎡에서도 구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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