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6명 대상으로 '연쇄살인계획' 수립해 사전 점검도 벌여
"동료들이 자기 파일럿 인생 파멸시켰다고 생각해 살해 결심"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항공사에 함께 근무했던 동료 6명을 살해 대상으로 삼아 1명을 실제로 숨지게 한 김동환(49)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형사5부(김경목 부장검사)는 14일 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등 혐의로 김동환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김동환은 지난 3월 17일 오전 5시 30분께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동료였던 항공사 기장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 살해 하루 전에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한 주거지에서 직장동료였던 기장 B씨를 덮친 뒤 도구를 이용해 목을 졸라 살해하려다 범행에 실패하고 도주하기도 했다.
김동환은 A씨 살해 직후 추가 범행을 위해 경남 창원에 있는 또 다른 전 동료 C씨 주거지에 찾아갔지만, 미수에 그쳤다.
이후 울산으로 도주했다가 범행 14시간여 만에 경찰에 붙잡힌 뒤 같은 달 20일 살인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 수사 결과 공군 정보장교 출신인 김동환은 공군사관학교와 공군 파일럿 출신인 피해자들이 공군 파일럿 출신이 아닌 자신을 조직적으로 음해하거나 불이익을 줬다고 여겼다.
게다가 이들이 모욕적인 말로 자신의 건강 이상을 유발해 퇴사하게 만들어 파일럿 인생을 파멸시켰다고 생각해 살해할 결심에 이르게 됐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김동환은 퇴사 당시 B씨가 회장으로 있던 조종사단체 공제회에 '질병으로 인한 조종면허 상실 상조금'을 신청했으나, 지급 액수를 두고 공제회와 소송을 벌였다.
그 결과 지난해 7월 소송에서 일부 패소해 신청 금액의 30%가량인 금액을 받게 되자 격분해 본격적인 살인 계획을 세웠다.
검찰은 김동환이 피해자 6명 중 우선 살해할 4명을 정했고, 범행이 어려운 대상이 생기면 나머지 2명 중 가능한 대상을 살해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김동환은 지난해 8월부터 흉기 등 범행 도구를 구입하고 피해자를 미행하거나 피해자 차량에 GPS 위치추적기를 부착하는 등의 방법으로 주거지를 알아낸 후 여러 차례 답사하며 피해자들의 주변 환경과 행동 패턴 등을 분석했다.
무려 7개월 동안 범행 시간, 장소, 방법, 도주 경로를 계획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전국의 범행 대상 장소를 돌며 자신의 연쇄 살인 계획 전체를 점검하기도 했다.
김동환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고 현금과 선불식 교통카드로 대중교통만 이용했다.
게다가 택배 배송 기사로 위장해 피해자 아파트에 침입한 뒤 범행 후에 옷을 갈아입은 채 대중교통을 여러 번 갈아타며 도주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재판과정에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피고인의 죄책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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