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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박정현 기자 | 티빙이 적자 폭을 줄이며 턴어라운드 기대를 키웠지만 다시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
지난 7일 공시에 따르면 티빙의 지난해 매출은 40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95억원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893억원으로 122억원 확대됐다. 외형 성장이 꺾인채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문 것이다.
콘텐츠 확보와 제휴 확대 등 사업 전략은 유지되고 있지만 수익화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재무 부담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웨이브와의 합병은 티빙의 생존을 위한 마지막 카드다. 중요한 건 그때까지 티빙의 곳간이 버텨야 한다는 것이다.
공시에 따르면 티빙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무형자산이 동시에 감소하는 흐름을 보인다. 동시에 미국 OTT 넷플릭스와의 격차는 커졌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OTT 가입자수는 티빙 552만명, 넷플릭스 1490만명으로 격차가 뚜렷해지는 상황이다.
▲ 현금 줄어드는 티빙...성장 정체 국면
14일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성장세는 둔화되고 재무 부담은 확대되는 흐름이다. 2025년 기준 매출은 405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893억원으로 확대됐다. 티빙은 작년 4분기 최소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 폭을 축소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다시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
특히 현금 흐름 악화가 두드러진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4년 말 668억원에서 2025년 말 143억원으로 급감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 약 1조6000억원이 유출됐으며 대부분이 콘텐츠 확보를 위한 무형자산 취득에 사용됐다. 단기차입금 200억원이 신규 발생한 점까지 고려하면 외부 자금 의존도가 높아진 상태다.
자본 구조도 빠르게 약화됐다. 결손금은 4200억원에서 5100억원으로 확대됐으며 자본 총계는 2000억원 수준까지 감소했다. 매년 반복되는 순손실이 자본을 잠식하면서 추가 투자 없이는 현재 사업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재무 상태가 빠르게 악화하는 배경에는 OTT 산업 고유의 구조적 특성이 자리 잡고 있다. 가입자가 정체된 상태에서 유지 및 증가시켜야 하는 콘텐츠 투자 구조는 부담이다. OTT 사업자는 콘텐츠 제작·확보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뒤 수년에 걸쳐 상각하는데 티빙의 무형자산은 여전히 수조원대 규모를 유지하는 가운데 상각이 본격 반영되며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투자 확대 기조에도 불구하고 비용이 조기에 손익에 반영되면서 수익성 개선 속도를 제약하는 구조로 분석이 가능하다.
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티빙은 주요 매출과 비용 거래에서도 계열사 의존도가 높은 구조다. 콘텐츠 공급 및 유통 과정에서 CJ ENM 등 관계사와의 거래 비중이 큰 편으로 계열사 대상 매출은 전기 45억원에서 당기 187억원으로 약 3배 이상 늘었다. 이는 안정적인 콘텐츠 수급에는 긍정적이지만 수익 구조 다변화에는 한계로 작용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티빙은 수익성 개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티빙 관계자는 “작년 4분기 기준 최소 적자를 기록하는 등 개선 흐름이 나타난다”며 “이용자 유입과 체류 시간 확대, 광고 매출 증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수익원을 다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웨이브와 합병 4년째 '지지부진'
내부 생태계 중심으로 수익이 순환되는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티빙에 웨이브와의 합병은 사실상 필수 전략으로 꼽힌다. 국내 OTT 시장은 이미 포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업자와의 격차도 여전히 크다. 올 초 기준 가입자 수는 티빙 약 500만명대, 넷플릭스 1400만명대 수준으로 추정되며 격차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티빙이 콘텐츠 투자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음은 자연스러운 분석이다. 양사는 지난해부터 통합을 위한 작업을 본격화해 왔으며 최근에는 그 일환으로 웨이브 최고경영자(CEO)에 이양기 대표를 선임했다.
일각에서는 회의론도 나온다. 합병 논의가 4년째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다만 티빙 지분 13.54%를 보유한 2대 주주 KT가 박윤영 대표 체제가 출범하면서 주주들은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KT는 미디어 부문을 커스터머 부문 산하로 재편하는 등 사업 전략을 수정했는데, 수익성 중심 기조가 강화되면서 적자가 지속되는 티빙 지분을 유지하기보다 합병을 통해 가치 회복을 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웨이브와의 합병이 상황을 반전시킬 마지막 카드라는 데에는 업계 이견이 없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CJ ENM의 향후 주가 모멘텀으로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과 음악 지식재산권(IP) 흥행을 꼽으며 “티빙은 합병을 통한 외형 확대를 바탕으로 전사 실적을 견인할 수 있는 수준까지 성장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 글로벌 확장 과제…수익 구조 한계 여전
합병 논의와는 별개로 티빙은 수익 다변화를 시도한다. 티빙은 광고 기반 매출 확대에 속도를 내며 2026년 광고 매출 목표를 1000억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이용자 체류 시간 확대와 광고 상품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구조적 한계는 돌파해야 한다. 넷플릭스가 글로벌 시장을 기반으로 콘텐츠 투자 비용을 회수하는 것과 달리 티빙은 국내 시장 중심의 수익 구조에 머물러 있어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다.
이를 티빙은 글로벌 진출로 타개하려는 듯 하다. 최근 티빙은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해 관련 인력 채용에 나서는 등 준비에 착수했다. 다만 티빙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본격적인 조직 구축이나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티빙이 ‘투자 지속–현금 소진–합병 기대’라는 구조 속에서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국내 시장을 넘어 수익 기반을 확장할 수 있을지 그리고 웨이브와의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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