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물을 당신의 다보격에 넣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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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물을 당신의 다보격에 넣고 싶습니다"

프레시안 2026-04-14 16:28: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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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 고궁박물원의 보물 서른 여섯점을 안내하는 저자 정잉 교수의 호들갑이다. "이 보물을 당신의 다보격에 넣고 싶습니다." 당신이 곧 독자다.

"다보격은 유물을 수집하고, 정리하고, 분류하고, 귀납하여 요령 있게 수장하는 방식"이다. "청대 궁정에서는 다보격을 '장물격가藏物格架' '박고격博古格'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심지어 봇짐장수의 이름처럼 친근하게 들리는 '백습건百什件'이라는 이름도 있다." 저자는 어떻게든 친절한 설명을 통해 고궁박물원의 유물들을 마음 속의 다보격에 넣어주려 애쓴다.

유물을 수집했다면 감상해야 한다. 우리식 표현으로는 완상玩賞, 즐겨 구경함이다.

저자는 다른 한자로 '완翫'이라는 글자를 가져온다. 중국 고문헌에서는 이 글자를 '오랫동안 놀다'라는 뜻으로 썼다. 옛사람들은 "차를 우리고, 그림을 펼치고, 향을 사르고, 빗소리를 듣고, 밭을 일구고, 벼루를 씻고, 술에 살짝 취하고, 눈을 감상하며 살았다."우리는 옛사람들의 생활로 돌아가 옛사람들이 무엇을 즐기고 어떻게 살았는지를 돌이킨다. "후대 사람이 지금 사람을 보면 지금 사람이 옛사람을 보는 것과 같을 것이다後之視今, 亦猶今之視昔(왕희지)" 그래서 예술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옛사람과 함께 오래도록 즐기는 일일 것이다.

저자의 전공분야는 문학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고미술을 사랑할 수 있을까. 책의 원제가 <연물戀物>이다. 직역하자면 고미술에 대한 사랑, 골동품에 대한 사랑이다. 중국 역사와 문화와 예술에 흠뻑 빠진 어느 교수의 연정이다. 중국 고미술을 이해한다는 것은 곧 우리문화사 예술사를 공부하는 일이다. 그래서 최근 들어 가장 강렬하면서도 깊이 있는 책 읽기가 되었다. 고미술품을 다보격에 넣어두는 것처럼 이런 책은 서가에 고이 꽂아두어야 한다.

예술품을 수집할 만한 안목이나 경제력이 부족했음에도 몇 가지를 주제로 돈 안 되는 예술품을 수집했었다. 몇 년 전 마음을 돌렸다. 먼저 추사의 스승되는 중국 양저우의 완원 선생 관련 예술품 몇 점은 과천 추사 박물관으로, 둘째로 조상되는 최치원 선생의, 전국에 산재한 현판과 석각을 탁본한 작품들과 한중 서예가들에게 부탁하여 모아둔 최치원 선생의 시문에 대한 서예 작품들은 모교인 전남대로 보냈다. 모았으니 보낼 곳으로 보내야 했다.

소동파 선생의 <한식첩>을 소개한 글의 마지막에서 멋진 문장을 발견했다.

"고개를 돌려 비바람 겪었던 곳을 보고 돌아가니 비바람 불었든 맑았든 상관없어라回首相來蕭瑟處, 歸去, 也無風雨, 也無晴."

▲<애착유물> 정잉 글, 김지민 번역 ⓒ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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