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건희 여사가 핵심 질문에 대해 전면적으로 증언을 거부했다. 법정에 직접 출석했지만, 사실상 진술은 이뤄지지 않으면서 재판은 '침묵' 속에 진행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14일 윤 전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속행공판을 열고 김 여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김건희 여사는 이날 증인 선서를 마친 뒤 특검팀 질문에 일부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답했다.
특검 측은 김 여사를 상대로 대선 출마 과정과 명씨와의 관계, 여론조사 제공 경위, 공천 개입 의혹 등 사건 핵심 쟁점을 전방위로 질의했다. 특히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당선을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제공했는지, 그 대가로 공천이 이뤄졌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특검은 "여론조사를 실시하려면 비용이 발생하는데, 비용을 지급한 적이 없지 않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던지며 '무상 여론조사' 의혹을 직접 겨냥했지만, 김 여사는 이 역시 답변을 거부했다. 명씨와의 통화 녹음 파일을 재생한 뒤 음성의 주인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이날 증인신문은 사실상 검찰 질문이 이어지고 김 여사가 일관되게 답변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변호인단은 별도의 반대신문을 하지 않겠다고 밝혀 증인신문 절차는 큰 공방 없이 종료됐다.
법정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처음으로 직접 대면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두 사람은 그동안 동선을 분리해 법정에서 마주치지 않았지만, 이날은 50분가량 같은 공간에 머물렀다. 김 여사가 입정하자 윤 전 대통령은 증인석을 바라보며 시선을 고정했고, 재판 내내 변호인과 귓속말을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 여사는 교도관의 부축을 받으며 법정에 들어와 증언대에 섰고, 신문이 끝난 뒤에도 부축을 받으며 퇴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증인신문 도중 굳은 표정으로 전방을 응시하다가 김 여사가 퇴장할 때 잠시 시선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날 증인신문에 앞서 "증인의 태도와 표정도 신빙성 판단 요소가 된다"며 신문 과정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사건 쟁점과 관련해 미래한국연구소의 소유 관계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의 법적 성격에 대한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해 달라고 양측에 요구했다.
향후 재판에서는 대량의 녹음 증거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특검은 1000개가 넘는 녹취 중 주요 녹음파일 280개를 증거로 제출했고, 이 가운데 30~50개를 선별해 법정에서 재생할 예정이다. 다음 기일에서는 관련 음성 자료를 중심으로 한 증거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오는 21일 오전 10시 서증조사를 진행하고, 5월 12일 피고인 신문과 최종 변론을 거쳐 심리를 종결할 계획이다. 선고는 6월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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