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 찬물 끼얹는 ‘역대급’ 유가···‘비용 쇼크’ 빠진 여행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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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세 찬물 끼얹는 ‘역대급’ 유가···‘비용 쇼크’ 빠진 여행업계

이뉴스투데이 2026-04-14 15:01: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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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한 탑승객이 운항정보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한 탑승객이 운항정보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팬데믹 시기 기나긴 침체를 거쳐 회복기를 고대하던 여행업계가 고유가·고환율이라는 새로운 장벽을 만났다. 

항공료 급등에 아웃바운드(내국인 해외여행) 수요가 곤두박질 쳤고, 방한 관광객 유입과 국내 지방 관광까지 줄줄이 차질을 빚어지며 시장 전반에 공급·수요의 동반 침체라는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14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되면서 항공권 가격은 작년 연말 대비 20~30% 가량 폭등했다. 유류비 상승분이 즉각 항공권에 반영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급격히 커졌고, 기존 예약 취소와 신규 예약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폭이 커지면서 수요 위축이 두드러졌다.

이번 고유가 국면의 핵심은 단순 가격 상승을 넘어 여행업계의 사업 구조 자체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가 패키지와 LCC 노선을 기반으로 유지되던 가격 경쟁 구조가 유류비와 환율 상승으로 더 이상 작동하지 않으면서, 낮은 마진으로는 원가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여기에 항공 공급 차질이 겹치며 구조적 압박은 더욱 커졌다. LCC 감편과 노선 취소로 좌석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여행상품 자체를 구성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 감소 이전에 공급이 막히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시장 거래량 자체가 빠르게 위축되는 양상이다.

상품 구성의 축도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중동 경유 노선 차질로 유럽 상품은 가격 경쟁력을 잃었고, 동남아 노선 역시 항공편 부족으로 공급이 제한되면서 선택지가 좁아졌다. 이에 따라 수요는 고가 장거리 여행과 근거리·국내 여행으로 양분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중간 가격대 상품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란수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유류비와 환율 상승이 동시에 반영되면서 항공권 가격이 작년 연말 대비 20~30%가량 오른 상황”이라며 “항공료 상승은 인바운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방한객 증가 기대가 있었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면 숙박과 관광 소비까지 연쇄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관광이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전세버스 중심의 단체 관광은 이미 운영 부담이 큰 상황이고, 상반기 내에 비용 압박이 완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 같은 흐름은 인바운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항공료 상승은 외국인의 방한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연초 기대됐던 방한 수요 확대 흐름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항공 접근성이 낮아질 경우 숙박, 관광지 소비, 상권 매출로 이어지는 연쇄 효과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 2300만명 수준의 방한객 유입이 거론됐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증가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국내 관광이 받는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단체 관광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전세버스와 관광버스는 유류비 상승이 직접적인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운행할수록 손익이 악화된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부담이 커졌으며, 지방 관광지와 연계된 상품은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책 대응의 한계도 변수로 지목된다.

코로나19 시기와 달리 관광진흥개발기금 등 지원 여력이 줄어든 상황에서 전세버스처럼 관광과 운수의 경계에 있는 업종은 제도적 지원 근거도 불명확한 상태라는 것이다. 단기적 비용 상승을 넘어 구조적 부담으로 이어질 경우, 여행업계 회복 속도 자체가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현장에서는 위기감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주요 패키지 여행사들은 유가 급등과 항공 공급 차질이 겹치며 2분기 실적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형 여행사조차 상품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중소 여행사는 경영 부담이 빠르게 커지는 상황이다.

여행업계는 상품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항공 좌석을 사전에 확보해 유류할증료 변동 영향을 줄이거나, 할증료를 포함한 형태로 가격을 설계한 상품을 확대하는 식이다. 가격 변동성을 낮춰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예약 취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조일상 하나투어 팀장은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은 맞지만, 기존 예약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신규 예약은 다소 둔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류비 부담이 커진 만큼 항공 좌석을 미리 확보하거나, 유류할증료를 포함한 형태로 상품을 구성해 가격 변동성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추가 비용이 없는 상품을 선택할 경우 부담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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