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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학회지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보청기와 개인용 소리 증폭 제품의 청력 개선 효과 및 사용자 만족도 비교: 다기관 전향적 무작위 교차 연구’를 게재했다. 해당 연구에는 △가톨릭대 의대(은평성모병원) △고려대 의대(고대구로병원)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성균관대 의대(삼성서울병원) △충남대 의대(충남대병원) 등 5개 의대 이비인후과학 교실과 서울대 의학연구센터 감각기관연구소가 참여했다.
난청은 전 세계 인구의 5% 이상이 재활 치료를 필요로 하는 주요 건강 문제다. 하지만 보청기 보급률은 국가 간 격차가 크다. 고소득 국가의 보급률은 약 57% 수준이지만 저·중소득 국가에서는 1.5~12.0%에 불과하다. 가격이 주요 장벽이다.
2024년 기준 처방형 보청기는 한 쌍당 2000~8000달러(296만~1184만원)에 달하는 반면, 일반 판매용 제품은 600~1000달러(88만~148만원) 수준이다. PSAP는 이보다 저렴한 수십만 원대 가격으로 난청 환자의 약 8.2%가 이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연구진은 2022년 5월부터 2024년 7월까지 5개 대학병원 이비인후과를 방문한 18세 이상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를 대상으로 보청기와 PSAP의 성능을 비교했다. 연구 대상은 평균 청력 손실이 25~70㏈ 범위에 해당하는 환자들로 각 기기를 일정 기간 착용한 뒤 음성 인지 능력과 주관적 만족도를 평가했다.
분석 결과 보청기는 고주파 영역에서 더 높은 기능 이득을 보일 뿐만 아니라 조용한 환경과 소음 환경 모두에서 음성 인지 능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PSAP는 자음 구별과 같은 실제 의사소통에 중요한 고주파 영역에서 충분한 증폭을 제공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이로 인해 어음 인지 검사(WRS)와 소음 환경 청취 평가(HINT)에서도 보청기가 일관되게 더 나은 성능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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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만족도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표준화된 설문 평가에서 보청기는 모든 항목에서 PSAP보다 높은 점수를 보였으며 추가 만족도 조사에서도 청력 개선 효과, 편의성, 신뢰성 등 주요 항목에서 우위를 보였다. 특히 기기 추천 의향에서는 보청기 사용자의 76.7%가 긍정적으로 응답한 반면, PSAP는 26.0%에 그쳤다. 사용 중 포기율 역시 PSAP가 28.3%로 보청기(14.3%)의 약 두 배 수준이었다.
가격이 높은 PSAP가 성능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연구 결과는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16채널 고급형 PSAP와 5채널 기본형 PSAP 간에는 청력 성능과 만족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6~8채널 수준의 기본형 보청기조차 고주파 이득과 어음 인지 능력에서 PSAP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의 주요 원인으로 PSAP의 구조적 한계를 지목했다. PSAP는 의료기기가 아닌 일반 전자제품으로 분류돼 규제는 상대적으로 느슨하지만, 그만큼 정밀한 청력 보정 기능이 부족하다. 특히 고주파 증폭의 경우 피드백이나 소음 문제를 줄이기 위해 제한적으로 설계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대화 상황에서 필요한 음성 정보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일부 연구에서 제기된 ‘PSAP도 보청기와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과는 상반된 결과를 제시한다. 연구진은 비교적 큰 규모의 다기관 전향적 무작위 교차 설계를 통해 다양한 기기를 평가함으로써 PSAP의 한계를 보다 명확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보청기는 PSAP보다 청력 성능과 사용자 만족도 모두에서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며 “난청 환자의 적절한 청각 재활을 위해서는 PSAP보다 보청기 사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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