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이삿짐센터조차 혀를 내두르는 열악한 환경, 좁고 가파른 지하 계단을 묵묵히 오르내리며 이웃의 짐과 마음을 함께 옮겨주는 이들이 있다.
2004년부터 안양의 골목골목을 희망으로 채워온 ‘2424봉사단’의 이야기다.
안양시 2424봉사단의 시작은 2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양시청 1층에서 급식 봉사를 하던 회원들이 반찬을 들고 찾아간 수혜 가구의 주거 환경이 너무나 열악한 것을 목격한 것이 계기였다.
현재 단체를 이끄는 용상희 회장(58)은 “2014년부터 시작해 어느덧 10년이 넘었다”며 “사업을 하다 보니 평일 봉사는 어렵지만 일요일과 주말을 반납해서라도 어려운 분들의 고충을 덜어 드리고 싶어 이 길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활동은 일반적인 포장이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홀몸노인 및 장애인 가구의 경우 반려동물의 배설물 방치나 오랜 세월 쌓인 악취로 인해 현장 상황이 상상 이상으로 혹독한 경우가 많다.
용 회장은 “지하방이나 좁은 골목은 밀대조차 쓸 수 없어 일일이 등에 짊어지고 나와야 한다”며 “한번은 배설물이 가득한 집을 치우고 난 뒤 단원들이 한동안 트라우마를 겪을 정도였지만 누구 하나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주는 회원들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전문 기술이 필요한 에어컨 이전 설치는 최문희 전 회장(69)의 몫이다. 사비로 화물차를 구입하고 어깨너머로 에어컨 설치 기술을 배운 최 전 회장은 “이사 후 에어컨 설치비가 없어 애태우는 어르신들을 보고 가만있을 수 없었다”며 “봉사는 내가 가진 재능을 남에게 줘야 진짜 내 것이 된다. 통장에 억만금이 있어도 안 쓰고 죽으면 내 것이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2424봉사단에는 20여명의 ‘진짜’ 봉사자들이 모여 있다. 암 수술을 두 번이나 받고도 “다시 사는 삶은 남을 위해 살겠다”며 야간경비 근무 직후 현장으로 달려오는 회원, 서먹했던 사춘기 아들과 봉사 현장에서 소통의 문을 연 회원, 그리고 현직 소방관까지 다양하다.
봉사단의 다음 목표는 이사를 넘어 ‘집수리’까지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용 회장은 “이사를 해드리고 나면 도배나 장판 등 손볼 곳이 너무 많아 마음이 쓰인다”는 그는 “인원이 좀 더 보충된다면 어르신들이 정말 편안하게 사실 수 있도록 집수리까지 완벽하게 해드리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라고 밝혔다.
안양시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2424봉사단은 단순한 이사 지원을 넘어 주거 취약계층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안양시의 대표적인 현장형 봉사단체”라며 “센터에서도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도움이 꼭 필요한 가구를 발굴하고 보다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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