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겨냥해 현지 정부와 산업계 전반을 아우르는 협력 확대에 나선 것은 단순한 수주 경쟁을 넘어 '현지화 기반 장기 사업 확보'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희철 대표가 캐나다 노바스코샤 주정부와 직접 접촉하고, 핵심 조선소인 어빙조선소와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 행보는 캐나다 국방 현대화 정책의 방향성과 요구 조건을 정밀하게 반영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특히 캐나다가 강조하는 자국 중심 산업 생태계 구축, 유지·보수·정비(MRO) 역량 내재화, 고용 창출 등을 전면에 내세운 점은 단순 기술 수출 방식에서 벗어나 '국가 파트너형 사업 모델'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행보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한화오션이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을 단기 수주가 아닌 '전주기 산업 참여'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함정 설계와 건조뿐 아니라 유지운용, 인력 양성, 공급망 구축까지 포괄하는 구조를 제시하면서 캐나다 정부가 요구하는 '지속 가능한 방산 역량 확보' 조건에 부합하려는 전략이 뚜렷하다. 이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라이프사이클 기반 수익 모델'과도 맞닿아 있으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어빙조선소와의 협력 논의 역시 전략적 함의가 크다. 캐나다 국가조선전략(NSS)의 핵심 축을 담당하는 어빙조선소는 이미 다양한 해군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구축된 공급망과 생산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한화오션의 잠수함 설계·건조 기술이 결합될 경우, 현지 생산성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된다. 특히 캐나다 정부가 요구하는 '국내 산업 참여 비중 확대' 조건을 충족시키는 데 있어 양사의 협력은 사실상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의 핵심 포인트는 캐나다 기업들과의 연계 확대다. 한화오션은 Modest Tree, GeoSpectrum Technologies, Ultra Maritime 등 현지 기업들과 협력을 추진하며 공급망 현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여기에 건설기업 PCL과의 전략적 협약까지 더해지면서, 단순 조선 프로젝트를 넘어 인프라·기술·운용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산업 네트워크' 구축이 진행 중이다. 이는 캐나다 정부가 강조하는 '경제적 파급 효과'와 직결되는 요소로, 향후 수주 경쟁에서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노바스코샤 지역을 거점으로 한 전략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해당 지역은 조선·해양뿐 아니라 항공우주, 해상풍력, 인공지능 등 다양한 첨단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어 방산 산업과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구조다. 한화오션이 이 지역을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단순 생산 거점 확보를 넘어 미래 산업과의 연계를 고려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번 행보는 한화오션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수출 기업'에서 '현지 산업 파트너'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기술 경쟁력만으로 승부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고용·공급망·기술 이전까지 포함한 종합 패키지를 제시함으로써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장기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단일 프로젝트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성공 여부에 따라 한화오션의 북미 방산 시장 진출과 글로벌 해군 사업 확장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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