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율곡이이처럼 준비”...딥엑스, 피지컬 AI 전면전 선언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현장] “율곡이이처럼 준비”...딥엑스, 피지컬 AI 전면전 선언

한스경제 2026-04-14 12:28:10 신고

3줄요약
14일 열린 딥엑스(DeepX) 기자간담회에서 김녹원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김종효 기자
14일 열린 딥엑스(DeepX) 기자간담회에서 김녹원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김종효 기자

| 서울=한스경제 김종효 기자 | “율곡 이이가 10만 양병설을 주장했듯 한국에는 반드시 이런 회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딥엑스는 AI를 창조하는 회사가 아니라 세상에 배포하는 회사가 될 것이다.”

14일 경기도 분당 딥엑스(DeepX) 본사에서 열린 딥엑스 기자간담회는 이 한 문장으로 시작됐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기술 설명보다 먼저 ‘시대 전환’이라는 키워드를 던졌다. 현장에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취재진이 몰려들었고 이는 최근 AI 반도체 시장에서 딥엑스가 차지하는 위상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김 대표 역시 “그동안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정기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데이터센터에서 현실 세계로...AI 무게중심 이동

이날 발표의 핵심은 분명했다. AI의 중심이 데이터센터에서 현실 세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녹원 대표는 PC, 모바일, 데이터센터로 이어진 컴퓨팅 패러다임의 변화를 짚은 뒤, 다음 단계로 ‘피지컬 AI’를 제시했다.

그는 “이미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대부분의 디바이스에 AI 연산 기능이 들어가 있다”고 상기시키며 “향후 5년 내 이 시장이 3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런 성장 배경에는 인간의 개입 없이 작동하는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의 확산, 공장 자동화의 고도화, 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디바이스의 폭증, 그리고 영상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관제 시스템의 확대가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데이터센터 의존 구조의 한계를 강하게 지적했다. 통신 지연이나 장애, 보안 문제는 물론 무엇보다 비용과 전력 문제가 근본적인 제약이라는 것이다. 결국 AI 연산을 디바이스 내부에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가 필연적인 흐름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14일 열린 딥엑스(DeepX) 기자간담회에서 김녹원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김종효 기자
딥엑스의 칩은 발열과 전력 모두를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김종효 기자

▲“전력과 발열이 곧 경쟁력”...현장에서 강조된 기술 본질

김녹원 대표는 피지컬 AI 시대 핵심 조건으로 전력 효율과 발열 제어를 꼽았다. 데이터센터에서는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GPU 기반 시스템도 로봇이나 자율주행 환경에서는 치명적인 한계를 드러낸다는 설명이다.

실제 사례도 언급됐다. GPU를 탑재한 로봇이 단 몇 분 만에 과열로 작동이 제한되는 상황, 통신 기반 AI가 끊기면서 기능 자체가 멈춰버리는 상황은 모두 현실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와 대비해 딥엑스 칩은 동일한 연산을 수행하면서도 훨씬 낮은 전력과 발열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버터 데모’로 알려진 실험도 다시 언급됐다. 경쟁 칩에서는 버터가 녹아내렸지만 딥엑스 칩에서는 그대로 유지됐다는 사례다. 김 대표는 “기술을 직관적으로 이해시키기 위한 장치”라고 설명했지만 현장에서는 이 사례가 오히려 기술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여졌다.

김 대표는 “피지컬 AI 환경에서는 전성비, 발열, 가격 이 세 가지가 곧 경쟁력”이라고 못 박았다.

▲“전쟁의 제권을 모두 확보했다”...강한 자신감 배경

이날 발표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 중 하나는 기술 경쟁력을 ‘전쟁의 제권’에 비유한 설명이었다. 김녹원 대표는 전력 효율을 제공권에, 제조원가 경쟁력을 지상 통제권에, 특허를 제해권에 빗대며 설명했다. 여기에 안정적인 공급 능력까지 더해지면 전쟁에서의 ‘보급’까지 확보한 셈이라는 것이다.

이런 비유는 딥엑스가 어떤 요소를 핵심 경쟁력으로 삼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치였다. 특히 특허 전략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재 500건 이상의 특허를 확보했고 그 절반 이상이 미국에 등록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누구도 쉽게 회피할 수 없는 구조적 특허망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성과 역시 현장의 주목을 끌었다. 딥엑스는 양산 시작 7개월 만에 8개국, 8개 산업에서 30건 이상의 구매 주문을 확보했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제품 검증과 양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김녹원 대표는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 ‘시간 중첩 전략’을 언급했다. 양산 이전부터 수백개 기업에 샘플을 제공해 평가 과정을 선제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실제 양산 이후 곧바로 주문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보통 1년 이상 걸리는 과정이 단축된 것”이라며 “시장 안착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14일 열린 딥엑스(DeepX) 기자간담회에서 김녹원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김종효 기자
14일 열린 딥엑스(DeepX) 기자간담회에서 김녹원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김종효 기자

▲현대차와 바이두...현실로 확장되는 적용 사례

이날 공개된 협업 사례는 기술의 실효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였다. 현대차 로보틱스 프로젝트에서는 딥엑스 칩이 실제 적용되며 GPU 기반 솔루션의 한계를 대체한 사례로 소개됐다. 초기에는 GPU를 사용했지만 발열과 전력 문제로 양산이 어려웠고 이후 온디바이스 AI 반도체가 필요해지면서 딥엑스 솔루션이 채택됐다는 설명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바이두와의 협력이 주목된다. 김녹원 대표는 “딥엑스 칩을 적용한 프로젝트에서 가격은 크게 낮추면서도 성능은 오히려 향상된 결과가 나오면서 대규모 주문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국 내 공장 자동화 확산과 맞물려 딥엑스 기반 플랫폼이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칩 회사’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딥엑스의 전략은 반도체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수백개의 모듈을 제공해 고객이 쉽게 AI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전략’을 강조했다.

이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유통망까지 포함하는 구조다. 글로벌 오픈소스 AI 생태계와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알고리즘이 딥엑스 칩에서 구동되도록 하고 동시에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해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김녹원 대표는 “결국 고객이 가장 빠르게 AI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발표 후반부에서는 기술 로드맵이 공개됐다. 딥엑스는 현재 양산 중인 제품을 시작으로 손바닥 위에서 생성형 AI를 구동하는 차세대 칩, 그리고 손톱 크기에서 슈퍼컴퓨터 수준 연산을 구현하는 3세대 기술까지 이어지는 계획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초저전력 환경에서 생성형 AI를 구동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전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AI 산업 전체가 성장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온디바이스 AI가 데이터센터 수요 자체를 구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디바이스에서 대부분의 연산을 처리하게 되면, 데이터센터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논리다.

14일 열린 딥엑스(DeepX) 기자간담회에서 김녹원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김종효 기자
14일 열린 딥엑스(DeepX) 기자간담회에서 김녹원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김종효 기자

▲“IPO보다 중요한 것...‘글로벌 기업 DNA’”

상장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IFRS 전환 등 준비는 마쳤지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시장은 결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녹원 대표는 IPO를 ‘글로벌 자본시장과 소통하는 플랫폼’으로 규정하며 “기술과 조직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상장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직원들과의 약속도 공개됐다. 일정 기간 스톡옵션 매도를 제한하는 조건을 통해 핵심 인력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세계 1위에 도전하는 경험 자체가 중요한 가치”라고 말했다.

AI를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AI를 현실 세계에 퍼뜨리는 인프라 기업. 김녹원 대표가 제시한 이 정의는 딥엑스의 모든 전략을 관통하는 키워드였다. 이번 기자간담회는 단지 기술 발표의 장이 아닌, ‘딥엑스가 어떤 회사가 되려 하는지’를 드러낸 자리였다.

“우리는 패스트 팔로워가 아니라 퍼스트 무버다”라는 김녹원 대표의 말은 앞으로 나아갈 딥엑스의 방향을 압축한다.

데이터센터 중심의 AI에서 디바이스 중심의 AI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딥엑스는 스스로를 ‘표준을 만드는 회사’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

Copyright ⓒ 한스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