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비트코인을 둘러싼 각국의 제도 문턱이 지난 5년 사이 눈에 띄게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크립토베이직은 14일 비트코인 금융 플랫폼 리버파이낸셜의 최근 보고서와 후속 분석을 인용해, 2020년 이후 최소 50개국에서 비트코인 접근성이 개선됐고 규제 측면에서 여건이 악화한 국가는 4곳에 그쳤다고 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제도권 금융시장 편입 속도다. 리버파이낸셜은 비트코인 수용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로 상장지수상품을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34개국에서 비트코인 ETF를 포함한 상장지수상품(ETP)이 승인·거래되고 있다. 전통 금융시장 안에서 비트코인에 투자할 통로가 넓어지면서 개인뿐 아니라 기관 자금도 한층 쉽게 유입될 기반이 마련됐다는 뜻이다.
선진국만 움직인 게 아니다. 물가 불안과 통화 가치 하락, 해외 금융망 접근 제약을 겪는 신흥국에서도 비트코인을 제도권 안으로 들이려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리버파이낸셜은 짚었다. 실제로 일부 국가는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거나 관련 규제를 손질했고, 러시아처럼 채굴 합법화와 국제 결제 활용을 병행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디지털 자산을 투기 대상으로만 보던 시선에서 벗어나 대체 결제망,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나라가 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접근성이 후퇴한 사례가 적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리버파이낸셜은 전체 흐름이 규제 강화보다 수용 확대 쪽으로 기울었다고 평가했다. 일부 국가가 채굴 금지나 거래 제한을 유지·강화했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예외적 사례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을 둘러싼 정책 지형이 여전히 들쭉날쭉하긴 해도, 큰 흐름만 놓고 보면 “막는 쪽”보다 “받아들이는 쪽”이 더 많아졌다는 얘기다.
이번 보고서는 비트코인 확산을 더 이상 가격 등락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시사한다. 제도권 투자상품 확대, 정부의 합법화 움직임, 기관의 참여 확대가 맞물리면서 비트코인은 점차 글로벌 금융체계 안쪽으로 파고들고 있다. 시장에선 앞으로 각국이 비트코인을 얼마나 엄격히 통제하느냐보다, 어떤 방식으로 제도 안에 편입시키느냐를 두고 경쟁하는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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