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6일 국무회의에서 헌법 개정안 공고안을 의결하며 개헌 절차가 본격화됐다.국회에서 발의된 개헌안은 "헌법 제명을 한글화하고, 부마민주화항쟁과 5·18 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며, 계엄에 대한 국회의 승인권을 도입하고, 국회의 계엄해제요구권을 계엄해제권으로 강화하며, 국가의 지역 간 격차 해소와 균형발전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39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개헌
헌법개정을 위해서는 이후 국회 의결과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 만큼 국민의힘 협조 여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 등 원내 6개 정당은 헌법 개정안을 공동 발의했으며, 개헌안에는 6개 정당 소속 의원 181명과 무소속 의원 6명 등 총 187명이 서명했다. 국회 의결을 위해서는 3분의 2(197명)가 필요한 만큼 최소 10명의 국민의힘 의원의 협조가 필요하다. 혹자는 여야가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지만, 언제나 개헌에 소극적이고 부정적이었던 국민의힘을 생각하면 사실 합의는 기대난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번 개헌안에 포함된 내용은 여야가 이미 주장하고 동의했던 내용인 만큼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동시개헌에 전향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지지율에서 확인되는 대로 국민의 많은 지탄을 받고 있으며, 이미 40년이 된 기본적인 개헌안마저 거부할 경우 더 큰 비판과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 개헌안은 여야가 합의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개헌이라고 할 수 있다.
불행사회를 만들고 있는 87헌법
국민주권과 기본권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시대에 뒤떨어진 헌법으로 인해 한국 사회는 4반세기 이상 세계 최고의 자살률과 최저의 출생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상태로 가면 2100년 대한민국의 인구는 현재의 절반 이하인 2000만 명 내외에 머물 것이라 보고되며, 국민이 체감하는 행복지수는 UN의 조사 이래 지난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가운영의 대전환 없이 우리사회의 미래는 암울하며, 대전환의 시발점은 국민주권과 기본권을 강화하는 전면적 개헌이라고 할 수 있다.
40년 가까이 개헌이 이뤄지지 않은 사실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우리 헌법은 바꾸기 힘든 경성헌법이다. 여야 2당이 정치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둘 중 한 당이 정치적으로 반대하면 일점일획도 바꾸기 힘든 현실이다. 최소한의 개헌을 요구하는 지방선거 동시개헌도 반드시 이뤄져야 하지만, 선거 후에 국민이 주도하는 전면적인 개헌을 위한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여러 나라의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정치인 자신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있는 정치개혁과 헌법개정 등은 제대로 추진되기 어려움이 확인되고 있다. 이에 대한 현실적 대안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 '시민의회'이다. 정당과 정치인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제대로 된 개혁이 이뤄지기 힘든 과제는 시민의회란 제도를 통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사회적 대안을 찾고 있으며, 이미 그 효과성은 확인되고 있다.
지방선거 동시개헌과 이후의 과제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부가 공고한 헌법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국민의힘은 입장 전환을 해야 한다. 당에서 결정하지 못한다면 한국사회의 미래를 걱정하는 개별 의원이라도 판단과 결정을 해야 한다. 조경태, 김용태 의원 등이 이번 개헌안을 적극 논의해야 하며 반대할 명분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당리당략이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는 의원이 많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번 판단과 결정이 다음 총선에서 개별 의원의 당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지방선거 동시개헌 내용은 이미 여야가 동의 입장을 냈던 최소한의 개헌안이며, 이것만으로는 한국사회의 미래 청사진을 보여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지방선거 이후다. 역사에서 보는 것처럼, 제대로 된 개헌은 정치권이 감당할 수 없음이 확인되고 있다. 선출된 정치권이 제대로 할 수 없다면 애초의 주권자인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맞다. 사실 게임을 하고 있는 선수에게 해당 게임의 룰까지 만들라고 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적어도 정치게임의 룰이라고 할 수 있는 헌법과 정치개혁 등은 국민이 직접 제안하고 만들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그래서 지방선거 이후 한국사회의 다종다양한 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면적인 헌법 개정을 위해 시민의회 도입 등 다양한 정치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만시지탄의 어리석음을 범할 수 있다. 12.3 내란을 가까스로 극복했지만 2100년 인구 추산이 예고하는 것처럼 한국 사회는 이대로 가면 자연 소멸이라는 재앙에 이를 수 있다. 비극적 미래를 맞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의 주인이라는 느낌, 이 땅에 살고 있는 게 행복하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하고, 헌법과 법률로 그 비전과 가능성을 제시해주어야 한다. 제7공화국을 위한 다음과 같은 일정과 내용을 생각해보자.
제7공화국의 탄생을 위한 로드맵
첫째, 여야가 이미 내용상 동의했던, 최소한의 개헌을 담은 지방선거 동시개헌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하자. 국민은 논의는 무성하지만,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는 개헌을 보며 '개헌이 가능할까'라는 부정적인 느낌도 강하다. 이번 개헌은 국가 미래를 생각하는 국민의힘의 10명의 동의가 있으면 되는 만큼, 유권자들이 정치인을 설득하고 압박하면서 개헌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지방선거 후에 한국사회의 백년대계를 위한 본격적인 개헌논의를 시작하자. 국가의 미래보다는 당리당략이 우선하는 정치권이 직접 개헌의 물꼬를 여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기에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협의를 통해 개헌 시민의회 등을 가동할 수 있도록 개헌절차법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관련한 개헌절차법안이 올라와 있는 만큼 민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법안으로 구체화하면 된다. 서구의 경험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개헌 시민의회를 도입하는 것이 한국사회에서는 가장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올해 시민의회 도입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개헌절차법을 만들고 선거가 없는 내년에 6개월 이상의 개헌 시민의회를 실행하고, 시민의회와 국민이 만든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2028년 총선과 함께 2차 개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자. 국민의 생각을 모아갈 수 있는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하면 시민의회가 가진 한계도 극복하면서 집단지성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이미 서구 선진국에서 경험과 사례가 있으니 참고해서 만들어가면 한국 사회는 민주주의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으리라 본다. 개헌 논의를 국민과 함께 하면 48년 제헌헌법 이래 사랑방 손님 같았던 헌법이 국민 곁으로 성큼 다가와 있을 것이다. 개헌 논의와 숙의 과정에서 시민 개개인에게 민주시민교육이 되는 것은 물론, 민주주의자로 재탄생하는 기회도 될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표방했던 국민주권정부는 국민주권을 헌법에 실질화하는 과정과 개헌으로 완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의 참여와 숙의 속에 2028년에 제7공화국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면, 한국사회는 복지국가·행복사회의 새로운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이제 기회의 장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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