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5~6월 미국 도착 예정인 유조선 70척"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연말 WTI 전망치 평균 79달러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가 미국산 원유와 가스에 대한 수출을 늘리고 동시에 미국 주유소의 에너지 가격도 끌어올릴 것으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전망했다.
WSJ은 한국시간 13일 오후 11시를 기해 시작된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한 대(對)이란 해상 봉쇄 조치에 대한 분석 기사에서 이같이 예상했다.
전 세계 하루 원유·가스 공급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이 이미 묶인 상황에서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대체 공급원을 찾고 있기 때문에 미국산 원유·가스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에너지 리서치 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4~5월에 미국 걸프 연안 항구에 도착할 예정인 초대형 유조선은 70척에 달한다. 이는 이란 전쟁 발발 직전 한 주(24척)의 세 배 가까운 규모다.
케이플러는 5월 미국의 원유 수출이 사상 최고인 하루 5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유조선 운항 흐름을 고려하면 5월 수출 규모는 이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하루 평균 4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다. 원유뿐만 아니라 휘발유·항공유·디젤도 하루 약 300만 배럴 수출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이지만 동시에 하루 평균 620만 배럴을 들여오는 수입국이기도 하다. 수입 원유는 주로 캐나다와 멕시코산이다.
WSJ은 미국이 더 많은 원유를 수출할 여력이 있는지에 관해서라면 답변은 간단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루 약 1천300만 배럴 생산되는 원유는 대부분 이미 판매처가 정해져 있는 상태다. 여기에 텍사스와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4대 원유 수출 허브가 추가로 수출 물량을 처리할 여력이 크지 않다고 짚었다.
원유 수출의 상한선이 수출 시설의 물리적인 처리 능력에 달렸는데 이들 시설이 최근 몇 년간 거의 최대 수준으로 운영돼왔다고 WSJ은 전했다.
미국 최대 원유 수출 허브 중 하나인 텍사스주의 코퍼스 크리스티 항만은 지난해 선박이 접근할 수 있는 항로를 확장하는 공사를 마쳤다. 에너지 인프라 기업 엔브리지는 텍사스주 남부에 있는 잉글사이드 터미널의 저장 용량을 250만 배럴 늘리는 공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걸프 연안에서 LNG 신규 수출 시설이 가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프로젝트들은 규제와 시장 장벽에 부딪힌 상태다.
WSJ은 미국이 원유와 가스 수출을 늘리고 재고를 소진할 경우 주유소 가격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13일 기준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약 3.78L)당 4.13달러다, 지난주보다 3센트 하락했지만 전쟁 발발 이전보다 여전히 1.15달러 비싸다.
또한 WSJ은 수출 증가가 아직 원유 생산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셰일오일 업체들이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어 신규 시추 장비 투입에 소극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가격이 많이 오르면 수요 자체를 위축시킬 수도 있는데 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휘발유 수요가 전주 대비 하루 약 10만 배럴(1.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원유와 석유제품 재고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추가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WSJ은 봤다.
한편 WSJ은 지난 3~9일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이들이 예상한 올해 연말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평균 배럴당 79.66달러였다.
또한 변동성이 심한 석유와 식품을 제외한 1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전망치는 평균 2.9%였다. 지난 1월 조사(2.6%)보다 높아진 수치다.
WSJ은 "많은 응답자가 비록 중동 전쟁이 해결되더라도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영향은 몇 개월에 걸쳐 경제에 영향을 계속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고 전했다.
jungwoo@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