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운동생각 안하고 쉬어"...선수인생 마침표 찍은 양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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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운동생각 안하고 쉬어"...선수인생 마침표 찍은 양효진

이데일리 2026-04-14 08:41: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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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여자배구를 오랜 시간 이끌어온 ‘국보센터’ 양효진(현대건설)이 길고 화려했던 선수 인생에 완전한 마침표를 찍었다.

양효진은 지난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프로배구 진에어 2025~26 V리그 시상식에서 신기록상과 베스트7을 차지했다.

이날 시상식은 선수로서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양효진은 2007~08시즌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를 밟은 이후 줄곧 현대건설에서만 뛰며 한국 최고의 센터로 이름을 날렸다.

양효진. 사진=연합뉴스


프로 무대에서 19년 간 활약한 양효진은 남녀 통합 누적 득점 1위(8406점), 누적 블로킹 득점 1위(1748점)를 기록했다. 2009~10시즌부터 2019~20시즌까지 11시즌 연속 블로킹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정규리그 MVP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 MVP와 올스타전 MVP도 한 차례씩 수상했다.

국가대표로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2012 런던올림픽부터 2020 도쿄올림픽까지 세 차례 올림픽에 출전했다. 그 중 두 차례나 한국 여자배구의 4강 신화를 이끌면서 국민들에게 큰 기쁨을 선물했다.

양효진은 선수로서 마지막 무대였던 올 시즌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블로킹 108개로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세트당 평균 블로킹도 0.777개로 2위를 차지했다.

사실 양효진이 이룬 업적과 성과에 비하면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과정은 다소 조용했다. 시즌 막판 갑작스레 은퇴를 공식 발표하는 바람에 각 체육관을 돌며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전하는 ‘은퇴 투어’도 진행하지 못했다. 게다가 플레이오프(PO)에서도 현대건설이 GS칼텍스에게 2패로 탈락하는 바람에 마지막 경기에서 제대로 소감을 밝힐 기회도 없었다.

양효진은 시상식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은퇴가 또렷하게 실감 나지는 않는다”며 “항상 다음 시즌에도 베스트7에 들겠다는 말을 해왔던 습관 때문인지, 지금도 뭔가 계속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시즌을 잘 마무리할 수 있어 기분 좋게 이 자리에 왔다”고 덧붙였다.

시즌 종료 후 양효진은 처음으로 ‘배구 없는 시간’을 보냈다. 그는 “운동 생각을 하지 않고 쉴 수 있었던 게 거의 처음이었다”며 “컨디션이나 훈련에 대한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어 좋았다. 일본에 다녀오는 등 충분히 쉬었다”고 했다.

은퇴는 즉흥적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었다. 양효진은 “몇 년 전부터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주변에서는 갑작스럽게 느낄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홀가분하다”고 밝혔다. 동료들의 만류가 계속 이어졌지만 “번복은 없을 것 같다”고 말한 뒤 환하게 웃었다.

향후 진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양효진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지도자, 방송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은퇴 후 방송인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배구여제’ 김연경과도 만났다. 그는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하기보다는 서로 근황을 묻는 정도였다”고 전했다.

선수인생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떠올린 존재는 당연히 가족이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지지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며 “힘들 때마다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곳이 되어주셨다. 이제는 부모님도 마음 편히 지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료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양효진은 “은퇴식과 마지막 경기에서 동료들이 먼저 울어 당황했다”며 “함께했던 순간들이 떠올라 감정이 북받쳤다”고 회상했다. 이어 “배구는 조금만 호흡이 어긋나도 어려운 스포츠”라며 “같은 방향을 보며 버텨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긴 시간 동안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했던 비결로는 ‘자기 분석’을 꼽았다. 양효진은 “상대보다 먼저 나 자신을 이해하려 했다”며 “다양한 공격 코스를 연습하고, 영상을 통해 동작을 반복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밸런스가 흐트러지면 원인을 찾고 보완하는 과정을 계속했다”고 덧붙였다.

제2의 인생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양효진은 “자녀 계획도 자연스럽게 고민하고 있다”며 “재능이 있다면 스포츠 쪽으로 길을 열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양효진은 후배들을 생각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이 크다”며 “그 부분이 꼭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국 여자배구의 한 시대를 지탱해온 센터는 그렇게 조용히 코트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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