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A WEC 해설, 하이퍼카①] 제조사 기술 경쟁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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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A WEC 해설, 하이퍼카①] 제조사 기술 경쟁의 최전선

오토레이싱 2026-04-14 08:39: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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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이 아니라 ‘에너지’가 승부를 가른다.

페라리가 제93회 ‘르망 24시간’에서 우승하며 3연승을 챙겼다. 사진=페라리
페라리가 제93회 ‘르망 24시간’에서 우승하며 3연승을 챙겼다. 사진=페라리

2026 FIA 세계 내구레이스 챔피언십(WEC) 개막전 ‘이몰라 6시간’이 4월 19일 이탈리아 이몰라 서킷(4.909km)에서 막을 올린다. 중동 정세 악화로 카타르 개막전이 연기된 이후 치러지는 이번 레이스는 하이퍼카 시대의 경쟁 구도를 가늠할 첫 무대다.

최상위 하이퍼카 클래스에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8개 메이커, 총 17대가 출전한다. 제조사들의 기술 전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WEC의 승부 방식 역시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오토레이싱> 은 제조사 기술 경쟁의 중심에 선 하이퍼카 클래스가 어떤 방식으로 승부를 가르는지 그 핵심 구조를 5회에 걸쳐 짚어볼 예정이다(편집자).

직진하면 하이퍼카는 더 이상 ‘가장 빠른 차’를 가리는 카테고리가 아니다. 출력 경쟁을 넘어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에너지 운용, 성능 균형 규정까지 아우르는 ‘종합 기술 플랫폼’에 가깝다.

이 클래스는 LMP1(르망 프로토타입1) 시대 종료 이후 제조사 참여 확대와 비용 효율성을 고려해 도입됐다. 2021년 본격 출범 이후 토요타가 흐름을 주도했고, 지난해 페라리가 499P로 르망 24시간과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경쟁 구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수치만 보면 하이퍼카는 약 670마력, 최고속도 330km/h 수준이다. F1보다 낮다. 그러나 핵심은 절대 속도가 아니다. ‘지속 가능한 속도’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가속을 보완하고 연료 효율과 타이어 관리까지 포함한 균형 설계가 성능의 기준이 된다.

기술의 중심에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있다. 제동 과정에서 에너지를 회수하고 가속 구간에서 이를 다시 활용한다. 일부 경주차는 전륜 모터를 활용한 사륜구동으로 코너 탈출과 트랙션에서 강점을 확보한다. 출력 자체보다 ‘에너지를 어떻게 쓰느냐’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 흐름을 통제하는 장치가 BOP(Balance of Performance)다. 출력과 무게, 에너지 사용량을 조정해 제조사 간 격차를 최소화한다. 특정 브랜드의 독주를 억제하는 동시에 다양한 경쟁 구도를 만들어내는 규정이다. 결국 하이퍼카는 가장 빠른 차가 아니라 가장 효율적으로 운영된 차가 승리하는 구조다.

레이스의 승부는 에너지 운영에서 갈린다. 전기 출력을 언제 사용할지, 연료를 어떻게 배분할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서다. 직선에서는 가속을 끌어올리고, 제동 구간에서는 에너지를 회수하는 반복 속에서 랩타임과 연비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구성이 더해진다. 하이퍼카는 24시간을 전제로 설계된 머신이다. 엔진과 배터리의 열 관리, 브레이크와 타이어의 지속 성능 유지가 필수 조건이다. 단 한 번의 결함이 전체 레이스를 무너뜨릴 수 있다.

공력 설계 역시 F1과는 방향이 다르다. 극단적인 다운포스보다 직선 속도와 효율, 안정성의 균형에 초점을 맞춘다. 장시간 레이스에서 일정한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다.

제조사들이 하이퍼카에 집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제한된 규정 안에서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끌어내는 기술 경쟁이 가능하고, 하이브리드와 에너지 관리 기술을 양산차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BOP 기반의 균형 경쟁은 브랜드 간 공정성을 확보하고, 르망 24시와 같은 무대를 통해 기술력과 이미지를 동시에 입증할 기회를 제공한다.

결국 하이퍼카는 속도, 효율, 내구성, 전략이 결합된 복합 경쟁의 산물이다.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제한된 조건 속에서 얼마나 정교하게 성능을 끌어내느냐가 승부를 결정한다. 그리고 이 부분이 WEC 하이퍼카가 ‘제조사 기술력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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